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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국내외 대학평가 방식 문제 많다"

대교협 선임연구원 "우수학생 확보따라 순위 결정은 문제"

국내외 대학의 수준과 현황을 파악하는 지표로 사용되는 대학평가 방식이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이영학 선임연구원은 12일 대교협이 서울대 교수학습개발센터에서 주최한 대학평가 정책포럼에서 "다양한 형태의 대학을 제한된 지표로 수치화해 평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교협, 더 타임즈(The Times), 중앙일보 등 국내외 기관이 실시중인 대학평가 시스템을 분석한 뒤 "총체적으로 대학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를 설정하기 보다 자료수집이 용이한 지표에 의존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평가결과가 대학의 다양한 측면을 반영하지 못한 채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기식'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결과 발표시 이러한 문제점을 명확히 밝히지 않으면 발표된 순위가 마치 대학 전반의 경쟁력을 나타내는 것처럼 오해할 수 있다"며 "대학경쟁력 평가에 대한 올바른 정의부터 먼저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학생교육을 얼마나 잘 시키느냐보다 우수학생을 얼마나 많이 확보했느냐에 따라 순위가 결정되는 시스템도 문제"라며 "이는 소위 일류대의 위치를 더욱 공고하게 하고 반대의 경우 대학 의욕을 꺾는 역효과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특히 "높은 점수를 받은 대학들의 경우 상호간 수준차가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미세한 순위 변동에 민감해한다. 순위보다는 단계 등급으로 결과를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올 10월 대학평가 발표를 하는 더 타임즈의 의뢰를 받아 평가 업무를 대행하는 영국 QS社의 벤 소터(Ben Sowter) 수석 조사관 등이 참석해 더 타임즈의 대학평가를 소개하고 비판 의견을 수렴했다.

소터 조사관은 "영ㆍ미권 국가의 대학들이 대학 평가에서 상위권에 편중되는 것은 사실이며 평가 지표가 지나치게 이공계 중심이고 교육의 질적 수준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타대학 평판 평가'(Peer Review)나 '기업 인사담당자 평가'(Recruit Review) 역시 임의적인데다 응답자 역시 불충분한 면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호주의 대학들이 실제 수준에 비해 고평가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호주 대학들이 마케팅과 홍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덕에 높은 순위가 매겨졌다. 작년의 경우 고려대 역시 경쟁력 지표 반영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며 대학들의 홍보가 순위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도 인정했다.

소터 조사관은 다만 "평가 지표의 객관성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각 대학 총장들에 대한 설문조사도 병행할 계획"이라며 "권위 있는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하고 해외 학생 유치 등으로 국제화 지수를 높인다면 높은 순위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앞서 김영식 대교협 사무총장은 기조강연에서 "교육시장이 개방되고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점에서 대학평가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 뒤 "대학교육에 대한 기업 등 사회의 요구를 반영해 대학의 특성화와 사회 기여도 중심으로 대교협 평가방식을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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