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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기본예절, 스포츠로 배워요”

초등교육산책(4) 어린이 골프 교실



피츠버그는 미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어린이를 위한 골프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 우리 집에는 골프를 하는 사람이 없으나 아이가 관심이 있어 하는 것 같아 국내에 있을 때에도 학교에서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제공하고 있는 골프 교실에 참여시킨 적이 있었다. 이곳은 골프장에 직접 가서 훈련을 시키는데 참가비도 거의 없고, 별다른 준비 없이 그냥 참석만 하면 된다고 해서 아이를 데려갔다. 실제로 많은 학부모와 아이들이 와서 프로그램에 참여하였다.

골프 프로그램 첫날,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 당연한 것인데 나를 깜짝 놀라게 한 일이 있었다. 아이들의 수준을 테스트하고 기능 훈련을 시키리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즉석에서 조그만 역할극이 먼저 진행되었다. 한 사람이 약속 시간보다 늦게 나타나서 미안하다고 하면서 준비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고, 다른 사람 골프하는 것을 비아냥거리는 모습을 연출하더니 아이들에게 지금 본 것에 대해 생각을 이야기해보라고 하였다. 그 다음에는 아주 예의바르고 바람직한 행동을 연출하고 나서 다시 본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골프 프로그램 운영자의 첫 마디는 “우리는 골프 기능을 가르치는 것보다 골프라는 스포츠를 통해 아이들에게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법, 대화 나누는 법, 기본예절 등등을 먼저 가르치고자 합니다.”였다. 매 시간 골프를 통해 삶의 기본예절을 가르치고, 자기가 배운 기본예절에 대해 기록하도록 한 후 나중에 그 기록물을 모아 제출하면 아이에게 골프 무료회원권도 준다고 했다.

미국에서 태권도의 인기가 높은 이유 중의 하나도 아이들에게 인내, 효도, 타인존중 등의 삶의 자세와 가치를 강조하고, 승급 승단 심사 시에도 이를 중요한 항목으로 포함시켜 아이들이 그러한 삶의 자세를 갖추도록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의 그러한 전통을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우리는 잠시 잊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기본 정신, 예절을 가르치기에는 너무 바빠 아이들이 모두 알고 있으리라고 가정하고 곧바로 기본 기능을 가르치는 데에만 치중하지는 않았는가 하는 반성을 해본다.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선진 국민에 걸 맞는 기본예절을 갖추어야 한다. 미국 명문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중고등학교에서 미식축구나 농구 등 교내 단체 스포츠 활동을 하는 것이 거의 필수적이다. 단체 스포츠 활동을 통해서 협동심, 타인 배려, 인내심, 대인관계 능력을 기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도 이제는 아이들에게 골프나 단체 운동을 가르칠 때 가르침의 궁극적인 목적이 그 기능을 터득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 스포츠를 통해서 삶을 가르치는 것임을 다시 기억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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