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실시된 교장공모제는 선출과정의 비민주성과 편파성으로 부작용이 드러났다. 교육부는 교장공모제 도입 취지를 ‘학교장의 개방적 리더십을 통해 학교발전과 교직사회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의 연공서열 위주의 교장 승진제도가 학교 발전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하고 있다. 그것의 온당함이나 진실성을 한마디로 규정하기는 어렵지만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새로운 리더십의 창출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당초 교장공모제는 현행 승진제도의 틀을 지키면서 전문경영인, 대학교수, 일반인 등에게 교장 자격을 주어 특성화학교 등에 시범적용하고 점진적으로 확대해 가는 방식으로 논의됐다. 그러나 최근에 시행되고 있는 교장공모제는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한 채 일반교사를 대상으로 한 무자격자 끼워 넣기로 교직사회의 갈등과 분열만 조장한 꼴이 됐다. 그 결과 무자격 교장공모제는 언론으로부터는 ‘준비 안 된 부실한 교장공모제’라는 비난을 들어야만 했다. 학교현장을 4년마다 교장 선출을 위한 각축장으로 만들 것으로 보이는 이 제도는 결코 국민이 원하는 바가 아니다.
따라서 무조건적으로 교장공모제를 도입하기 보다는 교장의 자격요건 및 연수체계 강화, 교장 재임용(중임)제의 엄격한 적용 등 기존에 있는 제도를 통해 학교장의 개방적 리더십 유도하고 교직사회의 활성화를 추구하는 쪽으로 지혜를 모으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아무리 학교현장을 활성화시키고 교육발전을 촉진하는 개방적 리더십이 좋다하여도 구성원의 갈등과 혼란을 불러일으키는 제도라면 결국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꼴’이 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