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수도료가 지방자치단체에 따라 가정용 보다 2~5배나 비싼 것으로 드러나 개선이 시급하다. 수돗물 요금이 학교운영비의 10%나 차지해 교수․학습 활동에 쓰여야 할 경비를 줄여 써야 하는 학교도 적지 않다. 최근 군포의왕시교육청은 ‘시장은 공익상 필요한 경우 수도료를 감면할 수 있다’는 조례를 들어 수돗물 인하를 요청했으나 시청은 다른 공공기관과의 형평을 이유로 거부했다고 한다. 오히려 매년 수도료를 높여 학교 부담을 늘리고 있는 지자체도 있다. 반면 충남과 경남 등 수도료를 절반 수준으로 낮추는 지자체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한다. 충남은 16개 시군 중 7개 시군이 현행 수돗물 값을 절반수준으로 낮추는 작업을 마쳤거나 진행 중이다.
주지하다시피 각급학교는 학교교육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는데 필요한 최저소요 교육비의 80%에도 미달하는 예산으로 가난한 살림을 영위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전기료와 수도료 등 공공요금이 부족한 학교교육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 교육재정 전문가들은 교육비 지출이 시설 투자와 공공요금 등 하드웨어보다는 교육과정 특성화와 같은 교육의 질 향상에 긴요한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전문가들 사이에 학교회계 세입의 일정률 이상을 교수․학습 경비로 편성하도록 강제하는 방안마저 제기될 정도다.
늦게나마 지자체 일부에서 학교 수돗물 값 인하에 나서고 있음은 다행스럽지만 이에 멈추지 말고 가정용보다 2~5배나 되는 수돗물 값을 조정하는 일에 중앙정부와 국회 그리고 지자체 모두가 나서야 한다. 한편 청소년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학교에서 겨울에 따뜻한 물을 쓸 수 없다는 게 청소년들의 주요 불만사항의 하나다. 수돗물 값 인하는 교수학습경비의 확보와 함께 청소년의 인권 차원에서도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