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총은 23일 창립 60돌을 맞아 종전 전문직주의에서 전문직공동체주의를 표방하는 새로운 강령을 선포했다. 올 봄 윤종건 전 교총회장이 ‘국민과 함께 하는 교총’을 선언하고 신임 이원희 교총 회장이 취임사에서 ‘3만불 시대 교육강국 건설’을 기치로 내 건 게 이미 전문직공동체주의의 시작이었다고 볼 수 있다.
20년 전 교직의 노동직관을 앞세운 교원단체가 출현했을 때 이에 맞서 전문직주의를 재천명한 것이 종전 강령의 동인이라면 새 강령은 교총의 몸집에 맞춰 국제적, 사회적 책무성을 다하겠다는 다짐이 실려 있다. 중앙일보 조사에 따르면 교총은 이미 한국의 파워집단 중 신뢰도와 영향력에서 13위, 사회단체 중에서는 1위로 성장했다. 십수년전 미국의 교원단체가 뉴유니온이즘을 선언하고 일본 교원단체가 정부와의 파트너십을 내세운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외국의 교원단체와 달리 교총의 각종 결의문 내용은 거의 교원 또는 교육정책과 관련된 정책 개선 요구가 주류를 이루었다. 세계적 교원단체들이 교권 확립․ 교육여건 개선 노력과 함께 인권, 환경 등 정치․사회적 다양한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발표하고 개선 활동에 참여해 온 데 비해 활동 영역이 좁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배경에는 대부분의 선진 국가들과 달리 정치활동이 보장돼 있지 않은 점도 한몫했다. 강령 개정과 더불어 앞으로 교원과 교원단체의 정치활동 보장은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최근 합법적 범위 내 다양한 정치활동 그리고 헌혈 캠페인, 가출 청소년 지도, 학생 건강 보호 활동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는 교총은 강령 개정을 통해 글로벌 교총으로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국제적, 사회적, 시대적 과제를 능동적으로 포착해 향도하고 개선한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많은 일을 하려면 그만큼 더 힘이 필요하다. 새로운 강령 선포와 함께 교원들의 교총 활동에 대한 보다 활발한 참여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