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부산, 22일 대구, 26일 대전에서 열린 국가교육과정 7~9차 포럼은 지역을 돌며 각 지역 교육전문가들의 교육과정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였다. 12월7일 최종 포럼을 앞두고 열린 7~9차 포럼의 주요내용을 요약했다.
선택과목 전문교과로 확대 박경옥(부산남고 교장)=선택중심 교육과정은 재구조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만약 과목 선택에서 진정한 의미의 선택이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과정 선택이나 과목 선택과 과정 선택의 절충형도 생각해 봄직하다. 선택과목의 범위를 전문교과로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 또 지나치게 세분화된 교과목에 대해서는 통합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초등엔 구성주의 원리 적용 최윤철(부산 금성초 교사)=초등단계에서는 교과서 지식의 조직에 구성주의 원리를 적용해야 하며 교수학습 방법 역시 탐구적이고 구성적이면서 흥미를 유발할 수 있어야 한다. 학문적 체계로 주어진 교과서가 아니라 구체적 상황 속에서 자신의 지식을 재구성해가는 과정이 교육이다. 학문 중심적 원리로의 이동은 중고교에 가서야 가능하다.
독자적 수학교육과정 만들어야 김부윤(부산대 사대학장)=교육과정 개정 때마다 수학자와 수학 교육자를 중심으로 개정되어 온 관행을 깨고 소외되어온 교사와 학생 계층이 소외되지 않도록 배려되어야 할 것이다. 또 그동안 미국・일본・영국 등 교육과정에 의존적이었던 것에서 탈피해 우리 사회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한 독자적인 색깔의 교육과정을 만들어야 한다.
주5일제 맞춘 교육과정 개선을 정남식(부산 상학초 교감)=주5일 수업제의 등장으로 인해 주중 5일과 주말 2일을 어떻게 연계시켜서 학습하게 해야 할 것인가가 중요한 교육적 현안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 인식과 하루 중 4~6교시, 방과후학교나 학원 공부시간 2~5시간 등 학생들의 입장을 고려한다면 학교의 1일 교육과정 운영 방식과 주중 운영 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수능 선택, 통합교과 형식 평가 김용찬(영남대 교수)=수학능력시험에서 인문계는 공통사회, 그리고 자연계는 공통과학을 선택하게 하되 과학과 사회영역 전반에 걸쳐 통합교과 형식으로 평가해야 한다. 예를 들면 공통과학은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의 전 영역에 걸쳐 고르게 출제해 평가해야 한다.
‘자립・자율・특성화・대안’등 다양화 박종렬(경북대 교수)=미래 고교는 다양한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이며 현재와 같은 일반계와 직업계 구분은 장기적으로 폐지하고 자립형(10%), 자율형(30%), 특성화형(50%) 및 대안형(10%)으로 구분해 발전시켜야한다. 자립형은 수익자부담원칙으로, 자율형과 특성화형은 인건비만 보조받는 형태로, 대안형은 정부지원으로 꾸려가는 형태로 운영한다.
학생선발권 대학에 전적 허용 이욱(원화여고 교장)=수능 논술 내신의 세 가지 방법을 살려두되, 각 대학에서 한 가지만 선택하게 한다면 자연스럽게 소위 상위권 대학은 논술시험 방식을, 중위권 학생은 수능시험을 하위권 대학은 내신위주로 학생을 선발함으로써 각 학생들의 적성과 수준에 맞는 차별화된 교육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당연히 이는 선발의 자율을 대학에 허용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독서 이력철 입시활용 재고돼야 이희갑(시지고 교감)=학교교육을 둘러싼 논술교육은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독서교육은 그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이를 평가하려고 한다면 측정의 어려움으로 형식화될 가증성이 매우 높다. 이런 차원에서 생활기록부의 독서 이력철을 입시에 활용하는 것은 재고되어야 한다. 또 하나의 봉사활동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1세기 맞는 ‘업’을 수행해야 이명희(공주대 교수)=수업은 본래 자기주도적이다. 수업이 자기주도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2가지 차원의 자기주도성을 의미한다. 하나는 수업의 운영이 언젠가는 학생 스스로가 자신의 업을 설정해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교사로부터 수여받은 업에 대해 학생은 그것을 스스로 수행해야 한다는 의미다. 21세기에 맞게 수업에서 설정해야할 ‘업’의 내용, ‘업’을 수행하는 방법도 달라져야 할 것이다.
치료교육 삭제 등 문제점 산재 장병호(제천정암학교 교장)=특수학교 교육과정은 일반교육과정 수준을 조정한 정도였다는 기존 비판에 대해 이번 개정 작업역시 자유롭지 않다. 더구나 새 법에 의해 치료교육이 삭제가 되었는데 치료교육이 삭제되는 것에 대한 협의과정 없이 별개로 추진되어 수시 개정 작업의 무원칙성과 미래의 요구 반영이라는 교육과정 기본에도 충실하지 못함을 보여주었다. 현재 최종 수정 보완되고 있는 특수학교 교육과정 역시 주 5일제 수업과 치료교육 삭제에 따른 후속 조치 정도에 불과해 장애학생들의 학교 이후의 삶에 대한 대비가 부족한 교육과정, 교과 간 및 단계별 난이도와 범위의 조정, 일반교육과정과의 연관성 부족 등의 문제점들이 완전히 해소되지 못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