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용지부담금환급특별법이 교육계의 반발 속에 일단 지난달 23일 국회 본회의 상정 처리가 무산됐으나 휴화산처럼 내연하고 있다. 현재로선 국회가 내년 예산안과 함께 처리할 것인지, 2월 임시국회로 넘길 것인지 아니면 법안이 폐기될 것인지 불투명하다. 환급 예산 부담 주체를 둘러싸고 지자체가 부담해야 한다는 예산처와 국가가 부담해야 한다는 교육부가 맞서고 있는 상황도 여전하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2000년 1월부터 2005년 3월까지 학교용지부담금을 납부했던 25만명의 아파트 분양자에게 4500여 억원의 부담금을 다시 돌려줘야 한다. 이를 지자체 부담으로 할 경우 가뜩이나 부족한 교육재정 보따리에 큰 구멍이 생길 가능성이 커 교육계는 우려하고 있다.
학교용지확보특별법이 2005년 3월 헌법재판소에서 평등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위헌 결정이 내려진 데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존중한다. 그러나 이번 환급 특별법은 택지초과소유부담금(99년 4월29일 위헌 결정) 등에 대한 소급처리를 인정하지 않았던 전례와의 형평성 문제 등이 제기되므로 신중히 재검토돼야 한다.
또한 특별법 안에 환급주체를 시․도 지사로 하는 것만 있고 환급재원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책이 없어, 환급재원과 관련 지자체와 교육청 간의 갈등에 따라 학교 설립이 지연되는 부작용이 잇따를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도 시․도의 학교용지부담금 미납금이 약 1조 8000억원에 이르는 상황에서 시․도에 환급을 미룰 경우 지방자치단체가 환급재원을 이유로 학교용지매입비를 계속 미납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실제로 지자체는 환급 특별법 제정에 대한 반대의사를 밝히고 있는 실정이어서 결국 교육재정의 악화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국회는 학교용지부담금환급특별법의 처리를 보류하고 정부와 함께 가칭 ‘학교 신설 및 개선에 대한 예산확보를 위한 특별법’ 제정 등 학교시설에 대한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을 우선 마련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