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초중고에서 첫 선발된 수석교사 172명이 직무연수와 지역별 워크숍을 끝내고 3월부터 1년간 시범운영에 들어간다.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낮은 지원율을 보인 이면에는 새로운 과업에 비해 미미한 수업경감, 처우와 인사상의 인센티브 부재, 교내에서의 모호한 위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인력과 충분한 재정의 뒷받침 없이 일정에 쫓겨 추진한 것도 운영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경제’와 함께 국가전략의 핵심인 ‘교육력’의 제고는 교사의 높은 질적 수준 유지와 전문성 확보에 달려있다. 수석교사제는 이를 담보할 영순위의 정책수단임을 새 정부는 인식할 필요가 있다. 교육투자에는 인색하면서 현장의 반발과 긴장감을 불러올 교원능력평가제 등 포퓰리즘적인 정책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행정’보다는 ‘수업’에 중심을 두고 교수직을 우대하는 행복한 배움터 만들기에 수석교사제만한 정책도 없다.
시범운영이 성과를 내고 법제화되기 위해서는 조건이 있다. 첫째,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당국의 정책실현 의지와 적극적인 행재정적 지원이다. 정기 점검과 보고서를 부과하는 요식행위에 그칠 게 아니라 문제점에 대한 전문가의 현장 코칭과 적정 지원 대책이 제때에 이뤄져야 한다. 둘째, 시범학교 교장과 교감, 연구부장, 동료교사들의 협력과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수업경감, 역할과 위상, 대내외 연수활동, 수업코칭 등에 대한 협조와 배려가 있어야 한다. 성공의 과실은 결국 교직사회에 귀속되기 때문이다.
셋째, 어려움과 제약이 있음에도 수석교사 본인이 제도운영의 주체로서 얼마만큼의 자신감과 창의적 활동을 펼쳐나갈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끝으로, 수석교사의 현장실험을 교육계 모두가 주시하고 있는 만큼 시행을 주장해온 교원단체의 현장분석과 정책수단의 강구 또한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