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가 15일 발표한 ‘학교자율화 추진 계획’을 놓고 논란이 비등하다. 교과부의 이번 방침은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강력하게 제시했던 대표적 교육개혁 과제였다. 그런 만큼 매우 광범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중앙정부에 과중하게 집중되어 있던 권한과 책무를 시도와 단위학교에 이양한다는 원칙에 대해 우리는 일차 찬성한다. 29개의 불필요한 지침은 즉각 폐지하고, 6월 중에 규제성 법령 13개를 정비하며, 7월 이후 단위학교 자율경영체제를 확정, 시행할 것이란 로드맵에 대해서도 기대하는 바 크다.
그러나 교과부 발표 직후, 며칠 사이 진행 양상을 보면, 내용의 본질은 뒷전으로 밀리고 일부 단체와 언론 등에 의해 제조된 왜곡되고 과장된 ‘허상’만이 흉흉히 떠돌고 있는 듯하다. 예상되는 부작용은 그것대로 정밀하게 분석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하지만 정책 본래의 취지와 목표를 왜곡해 발목잡기 하는 것은 안 될 일이다.
일부에서는 이번 자율화의 핵심이 0교시 수업과 우열반 고착화, 심야수업 실시 등인 것처럼 과대 포장해 국민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정부의 자율화 계획이 결국은 ‘학교의 학원화’만 조장할 것이라며 딴죽을 걸고 있다. 향용 그들이 그래왔던 것처럼 반대를 위한 반대, 투쟁을 위한 억지의 전형적 모양새다. 수준별 이동수업은 대다수 교사들이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고, 또 0교시로 호도되는 ‘수업 및 일과운영지도 지침’도 모든 학교가 다 그렇게 한다는 것도 아니다. 지금처럼 강제적, 획일적으로 금지하는 보충수업을 단위 학교 재량사항으로 맡기자는 취지다.
정작 우리가 심각하고 중요하게 보는 것은 자율화의 취지가 정말로 살려져야 한다는 점이다. 자율화의 핵심은 단위 학교의 자율화여야 한다. 학생과 학부모의 입장을 감안해 학교장이 책임지고 학교 경영을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는 자율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