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직선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후보 6명의 교육공약에는 각 후보의 교육정책 방향이 그대로 투영돼 있다.
보수 성향의 후보들은 학력신장을 강조하며 '평준화'보다는 '자율성'을 강조하고 진보 성향의 후보들은 현 정부의 교육정책을 비판하며 교육 평준화와 교육복지 확대를 내세우고 있다. 이 밖에 교육 현안인 교원평가제, 영어교육 정책, 특목고 설립, 성적공개 등에 대한 입장 차이도 뚜렷하다.
◇ 공정택 "학력신장 정책 꾸준히 추진" = 공정택 후보는 지난 4년간 서울시교육감으로 재직하면서 학력신장과 학교의 자율성을 강조해 왔다.
특히 개개인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특성화 교육과 다양한 종류의 학교 신설에 힘을 쏟아 특목고 확대 설립에 긍정적이다.
교육 평준화에 대한 보완책으로 2010학년도부터 적용되는 고교 선택권 확대 정책을 추진해 왔고 재임을 통해 '작품 완성'을 지켜본다는 포부가 있다.
공약에도 학교 자율권 확대 및 학생 선택권 완성을 내걸었고 정확한 학력 진단ㆍ평가와 그에 따른 조치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또 정부의 영어교육 정책에 긍정적인 입장이어서 실용 생활영어 학습을 강화할 생각이다.
그동안 추진해온 교육정책은 현 정부의 교육정책 방향과도 일치해 보수단체의 지지를 받고 있으나 학교 자율화 등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 부담이 되고 있다.
◇ 김성동 "신 서울교육시대 연다" = 김성동 후보는 난마처럼 얽혀있는 교육문제를 하나씩 해결하면서 새로운 비전과 희망을 제시하는 '신 서울교육시대'을 연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김 후보는 초등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하다가 행정고시에 합격, 교사와 교육행정공무원을 두루 걸쳐 검증된 교육행정전문가를 자임하고 있다.
김 후보는 이처럼 교육이론과 교육현장, 교육행정을 두루 섭렵한 경험을 바탕으로 서울을 세계 일류교육도시로 발전시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 자율과 책임교육의 강화, 교육현장 중심의 지원행정 구현, 다양성과 열린 교육체계 구축, 서울교육 선진화 희망프로젝트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 박장옥 "3자녀부터 학비 전액 면제" = 박장옥 후보는 3자녀부터는 학비를 전액 면제한다는 공약이 눈에 띈다.
또 방과후 학교 수업 통합 권역제, 영어 공교육 목표제 도입, 독서논술 및 과학교육 강화 및 특기 적성교육의 영재교육화 등을 통해 학부모의 사교육비를 70% 줄인다는 공약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또 교원 다면평가제를 실시해 부적격 교사 5%를 퇴출하는 한편 자율적 학교 운영권을 대폭 확대해 학교에 교사 초빙권 및 징계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 이영만 "CEO 교장 계약제로 임용" = 이영만 후보는 'CEO 교장'을 주문하고 있다. 교장을 '교육CEO'로 양성해 학교가 내건 목표 달성을 조건으로 계약제로 임용한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또 서울시와 공조해 과학탐구 체험 활동관, 문화교육 탐방을 종합적으로 실시하는 벨트를 조성해 서울을 글로벌교육을 통한 문화과학도시로 양성한다는 공약도 눈에 띈다. 이를 통해 국내외 관광 및 교육 유치사업도 펼칠 수 있다는 구상이다.
기업, 지자체, 재단들의 기금 출연을 유도해 도시형 기숙사 학교 운영을 적극 추진하고 특목고, 자립형 사립고와 일반계 고교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입학사정관제를 조기에 도입할 생각이다.
◇ 이인규 "강ㆍ남북간 교육 격차 해소" = 이인규 후보는 이번에 '反이명박-反전교조' 기치를 내걸어 '제3의 길'을 걷고 있다.
공정택, 주경복 후보와 차별화를 시도하며 중도 성향 후보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보수성향 후보들이 찬성하는 특목고ㆍ자사고 확대를 반대하고 있으며 전교조가 반대하는 교원ㆍ교장 평가는 적극 찬성하고 있다. 교장공모제에 대해서도 찬성 입장이다.
그는 우수교원ㆍ예산균등 배분, 사이버교실 운영, 고급 교육정보 제공, 특목고 지역균형선발제 도입 등을 통해 강ㆍ남북 교육 격차를 해소한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와 관련, 안전한 학교급식을 위해 '서울시교육청 농어축산물 인증제' 도입을 약속했고 학생인권 보호를 위해 교육청 산하 학생인권변호사실 설치도 제안했다.
◇ 주경복 "교육 불평등 막고 교육복지 확충" = 주경복 후보는 진보진영의 단일후보로서 현 정부의 교육정책에 비판적인 입장이다.
교육 불평등 심화를 막고 교육복지 기반을 확충해야 한다는 공약을 내걸고 있다. 다양한 학습기회를 동등하게 부여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 그동안 '귀족학교'라는 비판을 받아온 외고 등 특목고에 대해 당장 폐지는 아니더라도 추가 설립 계획이 없으며, 자립형 사립고와 자율형 사립고도 설립을 중단하고 교육청이 추진 중인 학교 선택제도 백지화한다는 입장이다.
그 대신 강북에 5개 권역으로 교육균형발전구역을 지정, 5년간 1천억원을 집중 투자해 강남북의 학교 균형 발전을 꾀한다는 구상이다.
전교조 등이 반대하는 교원평가제에 대해 교원간 경쟁과 부작용을 우려해 반대 입장이다. 최근 가장 큰 사회 이슈 중 하나인 미국산 쇠고기 문제를 공약에 포함시켜 친환경ㆍ직영 급식 실현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