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택 교육감이 재선에 성공, 그 동안 추진해 온 고교선택제가 2010년 도입될 전망이다. 본지 영국 통신원에 따르면 영국 소규모 도시의 경우 고교선택제가 부작용이 커 다시 로터리(뺑뺑이)로 환원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한다.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하고 면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어쨌든 1974년 서울과 부산에서 출발한 고교평준화 제도가 36년 만에 크건 작건 변화의 물살을 타게 됐다.
지금 국민들은 공정택 교육감이 당선과 함께 쏟아내는 국제중․고 신설, 자립형사립고 신설, 자율형사립고와 마이스터고 지정 확대 계획, 학교선택제, 영어몰입교육, 교원평가제, 기초학력고사 전면 실시 등 경쟁력 강화 정책을 기대반 우려반의 눈길로 지켜보고 있다. 수월성 교육을 가미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한다하더라도 시행착오가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 교육정책의 특징은 이념과잉형으로 요란하기만 했지 교육투자 확충에 소홀해 실속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를 의식해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는 ‘조용한 교육개혁’을 강조해 공감을 샀다. 서울 시민들은 삼십 수년의 고교평준화 정책에 수월성 교육을 가미할 것을 조심스레 주문했다. 이를 간파하지 못하고 개혁을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정부여당은 다음 선거에서 심판받게 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백년대계인 교육정책에서 급하게 실적을 보이려는 조급함은 금물이다. 교육정책은 경제정책 그 이상으로 국민의 행복을 좌우한다.
조용하나 내실 있는 변화를 이루는 방법은 간단하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학부모, 학생, 교원집단과의 끊임없는 대화와 소통, 그리고 설득을 통해 정책을 집행해야 한다. 아울러 무더기 개혁과제 중 꼭 필요한 과제를 엄선해 국민의 절대 다수가 지지하는 정책부터 추진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