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대구시교육청에서 열린 대구시교육청, 경북도교육청 국정감사에서는 시·도 교육청과 전교조와 맺은 불법 단체교섭과 과다지원이 논란이 됐다. 또 최근 사퇴한 경북도교육감과 관련한 교육감 선거제도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힘에 밀려 전교조와 불법 교섭=한나라당 박보환 의원은 “대구시교육청과 전교조대구지부가 맺은 단체협약 내용을 보면 인사권까지 침해하는 내용도 있다"며 "교원노조의 자유로운 활동이 보장돼야 하지만 그 활동이 지나쳐 교육청의 행정권까지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신상철 대구시교육감은 “교육청이 힘에 밀려 원래 취지보다 양보한 것이 많고, 교원 복지에 관한 내용이 너무 포괄적으로 해석되다보니 교섭에 어려움이 있다”며 “앞으로 교과부가 관계법령을 개정하면 철저히 법의 범위 내에서 교섭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 교육감의 답변과 관련해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교섭사항이 아닌데도 힘에 밀려서 들어간 조항이 무엇인지 밝히라”며 “확인감사 때까지 교섭일지, 과정과 조항 등을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이밖에도 한나라당 이철우 의원은 “2006년 이후 대구시교육청은 전교조 사무실 임대료로 5억 1000만원을 지원했는데 이는 전국에서 서울 다음으로 많은 액수”라며 “지난 10년간 전교조 교사들에 의한 반통일적, 좌편향 교육문제가 심각하게 지적돼 온 만큼 전교조에 의한 편향된 교육과 지원이 이뤄지지 않도록 특별히 관심을 가져달라”고 주문했다.
◇신 교육감, ‘간선제 선호’=이날 국감에서는 조병인 경북도교육감 사퇴와 관련한 교육감 선거제도에 관한 질의도 이어졌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2000년 이후 취임한 전국 시·도교육감(33명) 중 선거법위반, 뇌물수수 등으로 중도하차한 교육감이 7명(21.2%)이나 되는데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한 간선제는 선거인단에 대한 집중적인 선거운동으로 잡음이 많았고, 주민직선제 도입 후에는 불법선거운동과 정치자금 문제가 계속 불거지고 있다”며 “교육감 선거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또 한나라당 이철우 의원도 “경북도교육감이 선거 때의 문제로 사퇴까지 한 것은 교육계의 불미스러운 일”이라며 신 교육감에게 직선제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이에 신 교육감은 사견임을 전제로 “앞으로 제도를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며 교육계에 관심 있는 학부모 위주로 선거하도록 개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경북도교육감 사퇴와 관련해 한나라당 이군현 의원은 “교육자치의 실현을 위해 도입된 교육감 직선제는 유지돼야 하며, 일부 선거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과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교육감의 부정부패 사건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뒤 “교육감 권한대행을 맡은 임승빈 부교육감은 충실한 직무 수행 보궐선거 과정에서의 중립적인 관리자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역사교과서 편향성시비 이어져=대구시교육청, 경북도교육청 국정감사에서도 역사교과서 편향 여부에 대한 질의는 계속됐다.
민주당 최재성 민주당 의원은 “좌편향 논란을 빚는 모 출판사의 역사교과서 근ㆍ현대사를 살펴본 결과 일부 주장과 달리 6ㆍ25전쟁의 원인을 북한의 남침으로 기술하고 소련과 중국의 지원 부분도 밝히고 있다”며 “무엇 때문에 편향이라는 얘기가 나오는지 알 수 없다”고 따졌다.
하지만 한나라당 박보환 의원은 “문제의 역사교과서는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언급하지 않는 것을 비롯해 편향성을 다수 드러내고 있다”며 “학생들이 역사의식을 형성하는 민감한 시기에 왜곡된 역사관을 주입하지 않게끔 최선을 다해 달라”고 촉구했다.
◇성폭행사건, 소규모학교 통폐합 등 질의=자유선진당 이상민 의원은 지난 4월 대구에서 발생한 중학생에 의한 초등학생 성폭행 사건의 늑장 대처를 지적했다.
이 의원은 “남학생간의 음란물 흉내내기 강요 사건이 불거졌지만 학교와 교육청의 늑장대처로 제때 조치하지 못함으로써 결국 중학생이 초등학생을 성추행하는 사건으로 비화됐다”며 “학교나 교육청이 학교 성폭력에 대해 숨기기에 급급하지 말고 재발방지를 위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경북의 소규모학교 특성화 지원은 소규모학교 통폐합 정책과 반대로 가는 것”이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임승빈 부교육감은“교육을 경제가 이난 교육적 효과로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고, 김 의원은 “교육 사회학적으로 20~25명 정도가 함께 해야 가장 교육적으로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도 있고, 학교를 운영하는 것 보다 스쿨버스를 운행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도 이익이 될 것”이라고 되받았다.
한편 국감에서는 신 교육감이 교사 인사권을 교장에게 줘야 한다고 소신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한나라당 박보환 의원이 건의사항을 말해달라고 하자 신 교육감은 “현재 교육감에게 있는 교사의 인사권은 교장에게 넘겨야 교장이 책임지고 독립적이고 창의적인 교육행정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