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교총과 교과부가 새 정부 들어 교원연구년제 조기 도입 등 총 75개항을 놓고 첫 교섭테이블에 앉았다. 정부와 교원단체 간 교섭이 92년부터 시작된 이래 교원의 처우개선과 근로조건 및 복지향상에 많은 업적을 이루어냈다. 그럼에도 과거 10년간 우리 교육계는 정년단축과 무자격 교장공모제 등 현장과 괴리감 있는 정책으로 혼란 상태를 겪어 왔다는 점에서 올해 교섭이 갖는 의미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동안 교원을 개혁 대상으로 몰아 교원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교육재정 확보는 뒷전으로 밀려 교육여건은 더욱 악화되었다.
이제는 차분하면서 냉철하게 우리 교육계를 돌아봐야 한다.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는 소통의 관계 형성이 필요하며, 소수 노조의 입장에서 검증되지 않은 각종 교육정책에 끌려 다닌 것에 대한 진지한 반성과 함께 이를 정상적으로 돌려놓는 노력이 필요하다.
새 정부는 자율화 다양화를 통해 학교교육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기조아래 단위학교의 권한과 책임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교육정책 기조에 대해서는 공감을 한다. 다만 정책 방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책 환경의 조성에 대한 노력이 미흡하고, 일부의 경우 학교현장의 정서와 교원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 과거정권부터 논란을 불렀던 각종 정책들이 새 정부 들어서도 여과 없이 적당히 추진되는가 하면 섣부른 정치․경제 논리로 교육정책을 좌지우지하는 횡포가 여전하다.
참여정부의 대표적 실패정책인 무자격 교장공모제가 여전히 4차 시범실시를 목전에 두고 있고, 30여 년간 교육재정의 근간이 되어 온 교육세를 폐지하려 한다든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지방교육자치법이라든가, 신․증설 학급에 대한 대책 없이 공무원 정원 동결 방침을 그대로 적용해 과대학교와 과밀학급을 초래하는 등 현안들이 쌓여 있다.
따라서 올해 교섭은 새 정부 교육정책의 미진한 부분을 보완하고 현장과 함께하는 소통의 창구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지난 10년간 교육정책을 되돌아보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