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여론의 질타에도 불구하고 제281회 임시국회가 폭력과 무사안일로 뒤범벅 된 채 3일 종료됐다. 이번 임시국회는 지난 연말 폭력 사태로 세계 언론의 조롱거리가 된 직후에 개최된 것이어서 환골탈퇴까지는 안되더라도 뭔가 변화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절박함을 갖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도 국회 안에서 다른 당의 당직자에 의해 국회의원의 팔이 부러지고 목이 졸리는 폭력사태가 재발됐다. 또 민주화를 외치는 단체에 의해 관련 법안을 발의한 여자 국회의원이 폭행을 당해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이다.
이런 한심한 작태를 언제까지 참고 지겨 봐야 하는 지, 이제 국민들은 신물이 날 지경이다. 전 세계를 강타하는 경기불황속에서 사상 유례없이 감소하는 수출 물량으로 문을 닫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고 직장을 잃고 거리를 헤매는 가장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다. 학교 급식비를 미납하는 학생들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열배 이상 증가하고 있고, 영어 사교육비가 대폭 늘었다는 우울한 통계가 나오고 있다.
국민들이 당하는 이런 고통을 감싸 안고 해결책을 마련해야 하는 곳이 어디인가?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권력투쟁에만 몰두하고, 대화와 타협은 모르고 아집만 가득 차 있는 듯이 보이는 국회의원들에게 민생고통을 해결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과연 현실성이 있는 일인지 자문하고 싶을 정도다.
지난해 교육과학 관련 법안을 단 1건 통과시킨 엽기적인 교육과학기술위원회는 이번 임시국회서도 법안심사소위를 단 두번 열었다. 회기 중에는 아무 일도 않고 있다가 9일, 11일에는 법안심사소위와 전체회의를 연다고 하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현재 교과위에 계류된 법안은 모두 172건이다. 이 중에는 시급을 요하는 중요한 법안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교과위, 법사위, 국회 본회가 이런 법안들을 어떻게 심의하는 지 눈을 부릅뜨고 지겨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