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8일 김영진 의원 등이 시․도의회 의원과는 별도로 선출된 교육의원만으로 교육위원회를 구성하고, 교육의원 정수를 77명에서 139명으로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하는 지방교육자치법 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교육의원이 139명에서 77명으로 줄어드는 문제와 교육의원 만으로 의안조차 발의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개정법률안 발의는 만시지탄이지만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지난 2006년 12월 교육계의 반대를 무릅쓰고 개정된 지방교육자치법에 대해 우리는 수차례에 걸쳐 지방교육자치의 본질에 어긋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첫째, 교육위원회가 시·도의회의 상임위원회로 전환됨에 따라 교육의 자주성·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어렵고 둘째, 교육의원과 일반 시·도의원으로 교육위원회를 구성함에 따라 교육의 전문성을 보장하기 어려우며 셋째, 교육의원 수가 77명으로 줄어듦에 따라 교육의원의 주민대표성이 지나치게 커서 주민의 의사를 적절하게 반영하기 어렵고 넷째, 교육의원 만으로는 의안을 발의할 수 없어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것 등이었다.
국회가 교육계의 입장을 반영했다는 점에도 불구하고 안타까운 것은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가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내년 6월2일 처음으로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교육감 및 교육의원선거를 앞두고 발의된 지방교육자치법 개정법률안이 18건에 이르지만, 18대 국회에서 한 건도 처리하지 않은 채로 방치하고 있다.
공직선거법에 의하면 교육감 선거일 전 120일과 교육의원 선거기간 개시일 전 60일부터는 예비후보자등록을 신청할 수 있으므로 늦어도 교육감 선거 관련 조항은 적어도 내년 2월2일 전에, 교육의원 선거 관련 조항은 3월21일 전에 개정 공포되어야 한다. 지금 개정법률안 심의에 착수해도 빠듯한 일정인데 설상가상으로 한나라당 의원들이 교과위원을 사퇴한다는 발표까지 나와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여야는 얼마 남지 않은 임시국회 회기마저 허송하지 말고 하루 빨리 국회를 정상화할 것을 촉구한다. 문제투성이인 현행 지방교육자치법에 의해 교육위원회를 구성한다면 4년 동안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은 보장받을 길이 없으며, 한번 굳어진 교육위원회 제도를 4년 뒤에 되돌리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역사는 18대 국회 교과위원들에게 그 책임을 물을 것이다. 진정 국회가 민의를 대변하는 기관이라면 하루속히 상임위원회를 정상화하여 지방교육자치법 개정법률안 심의에 착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