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가 교육물품에 대한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시키고, 기부와 나눔의 졸업식 문화를 만들기 위해 ‘유앤아이폼(U&i-form)운동’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최근 경기침체로 인해 교복ㆍ체육복을 비롯한 신학기 교육비가 서민 가계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가운데 ‘밀가루뿌리기’ ‘교복 찢기’ ‘알몸 뒤풀이’ 등 변질된 졸업식 문화가 일부에 여전히 남아있어 학생들에게 물자절약을 유도하고, 기부와 나눔을 통한 사회공헌의 졸업식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취지다.
이제 졸업시즌이다. 졸업의 의미는 개인적으로는 자아실현이지만 국가나 사회적으로는 적재적소에 맞는 인적자원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국가경쟁력이 증가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졸업은 학생 개인뿐 아니라 그들의 교육을 지원한 학부모, 교사, 학교, 국가가 함께 축하하고 서로를 격려하는 뜻 깊은 자리가 돼야 한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일부 학생들의 졸업행태가 도가 지나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졸업식장은 밀가루뿌리기로 아수라장이 되고 여기에 초고추장, 마요네즈까지 뿌려대는가 하면 여학생들의 알몸뒤풀이까지 등장해 세계뉴스에 방송되는 등 국제적 망신거리가 되고 있다.
밀가루 뿌리기는 일제강점기 당시, 검은색 옷을 입은 우리 학생들이 일제가 백의(白衣)민족의 기상을 억누른다고 생각해 밀가루를 뿌리고 화형식을 거행했던 것에서 유래됐다. 그러나 이러한 민족적 의미는 온대간대 없고 재미와 일탈의 도구로 변질됐다.
과거 졸업식 날과 비교하면 누구에게도 위로와 격려, 나눔이 존재하지 않는 문화다. 어린 제자의 ‘송사’가 읽혀질 때쯤 떠나는 학생이나 보내는 선생님이 하나가 돼 눈물을 글썽이던 모습이나 가족이 함께 자장면을 먹으며 호사를 누리는 즐거움이 없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속에서 졸업과 함께 새 학기를 준비시킬 부모들의 어깨는 무겁기만 한데 이런 문화를 지켜보는 심경은 그리 밝지 않다.
이러한 의미에서 과학기술부의 ‘유앤아이폼(U&i-form)운동’을 기반으로 새로운 졸업문화가 형성되기를 기대한다. 교복을 나누는 일이 선후배를 통한 학교사랑의 계기가 되고,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마음으로 발전하길 기대하며, 나보다는 나를 있게 한 분들과 마음을 교감하는 날이 되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누구보다도 졸업 주체인 학생들이 나서서 변화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학교는 학생들이 새로운 문화를 창출할 수 있는 지원과 지도로서 학생중심의 교육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