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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연중기획-해외교육> 日, 대학교수 학교파견제도 시행

유초중고서 신청하면 무료봉사
학교운영·교과내외 활동 지원

일본의 나루토(鳴門)교육대학(일본의 교육대학은 유치원, 초·중등교원을 양성하는 종합적인 교원양성기관이다)은 4월부터 동 대학의 교수를
도쿠시마현(德島縣)내의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에 파견하는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내일의 교육을 만든다'는 모토 하에 `교육 지원
강사·어드바이서 파견 사업'으로 명명된 이 계획은 말하자면 대학과 학교 현장과의 연계, 학교와 지역 사회와의 연계를 실현하려는 목적으로,
교수들의 희망에 따라 행해지는 일종의 봉사 활동이다.
현재 동 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대학으로는 신슈(信州)대학과 기후(岐阜)대학 정도이나 이번 나루토교육대학의 시행으로 좀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나루토교육대학의 미조우에 야수시(溝上 泰)학장은 "지금 일본의 대학은 학생 교육과 함께 지역 사회에 공헌할 것을 요구받고 있으며, 교육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 사회인들과 함께 대안을 모색하고 해결에 앞장서야 하는 위치에 있다"고 제도 시행의 이유를 설명했다. 대학
교수의 학교 현장 지원은 대학의 지식을 환원함과 동시에 교육 현장에서 배운다는 자세를 동시에 보여 주고 있다.
파견 제도에 대해 일부 대학 교수들은 연구 활동에 장애가 된다는 우려를 나타내지만 대부분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다. 물론 이런 반응은 개혁
요구에 직면한 일본의 교육대학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이 제도는 대학의 연구자들에게는 자신의 연구 성과나 새로운 교육프로그램
등을 직접 학교 현장에 전달·실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또한 학교 현장의 교원이나 학부모들에게는 학교 운영이나 수업
지도, 학생 생활 문제 등 교육 활동 전반에 대해 관련 분야의 대학 교수로부터 직접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 그 성과가 주목된다.
현재 이 제도의 초점은 학교 경영이나 학교 평가, 새로 신설된 `종합적인 학습 시간'등에 대한 '지혜'를 제공한다는 데 있다. 지원 내용은
이지메 등 교육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학생지도' `종합적인 학습시간' `실제 수업'에서부터 `우리 주변의 수학이야기' `오보에 연주 초보'
등에 이르기까지 학교 운영, 학생지도, 구체적인 수업 내용 등 7개 항목 100여 개 테마로 나뉘어져 있으며, 60여 명의 교수들이 참가한다.
학교측은 점차 참가 교수 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학교 단위를 넘어 지역으로까지 확대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제도의 운영 방식은 교수들의 희망과 전공에 따라 유치원, 초·중·고의 교원, 아동·학생과 보호자를 대상으로 강연, 수업 실천, 지도 방법, 문제
해결의 조언, 전문적 활동 등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 제도의 이용은 지원 교수 파견을 희망하는 학교가 대학에 의뢰서를 제출하면
되는데 무보수원칙의 자원봉사인 만큼 교통비, 사례비 등 현장 학교의 경제적 부담은 전혀 없다.
이 제도가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학교 교육 문제에 대한 교원 양성 기관과 대학 교수들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대처 자세이다. 교육문제로 나라가 시끄럽지만 앉아서 제도나
남만 탓하는 우리에게 대학 교수가 현장 교사, 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그것도 직접 학교를 찾아가 학교 교육을 지원하겠다는 발상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또 하나의 시사점은 `학생지도'와 `종합적인 학습시간'에 대한 현장 지원에 있다. 이 중 `종합적인 학습시간'이란 일본이 학교 주5일제를
도입하면서 교육과정을 감축하는 과정에서 새로 신설된 시간이다. 지금 일본의 교원 양성 기관의 관심은 이 새로운 시간의 교육과정 개발에 모아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의 오사카(大阪)교육대학에서는 2000년도부터 아예 `종합인식계'를 신설하여 `종합적인 학습 시간'을 위한 교원양성에 들어갔을 정도이다.
나루토교육대학의 이번 계획 역시 종합적인 학습 시간의 운영과 실천에 대한 지혜를 학교 현장에 직접적으로 제공한다는 목적을 포함한다.
우리 나라도 제7차 교육과정을 개정하였고, 그 중에 `재량활동'이라는 시간이 확대·신설되어 작년도부터 단계적 시행에 들어갔다. 새로운 시간이
신설되었다고 하는 점에서 보면 일본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지만 대학 교수를 학교 현장에 파견하면서까지 `종합적인 학습 시간'의 충실화에 힘을
쏟고 있는 일본을 보면 그 대응에 커다란 차이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교원양성기관의 대학교수를 학교 현장에 파견함으로써 이론과 실천간의 간격을 좁히고, 현장 교육을 측면 지원한다는 발상은 적어도 교원양성기관의
역할과 방향을 다시 생각하게 해 준다는 점에서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정광희 한국교육개발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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