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보수 인력 절대 부족 AS 업체에 의존…정보 유출 위험 노후기종은 부품 구하기도 힘들어
<글 싣는 순서> 1. HW 보급이 남긴 것 ① 좌담회 ② 하드웨어 관리 실태 ③ 학교별 대처 현황 ④ 종합 대책
지난해까지 제1단계 교육정보화종합계획이 완료됐다. 교육인적자원부는 계획보다 2년 앞당겨 전국 모든 초·중등학교에 인터넷이 연결됐고 33만 전 교원에 대한 1인 1PC 보급 등 학교정보화 인프라 구축이 완료됐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국회교육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1만47개교에 학내 전산망이 구축됐고(건물 증·개축 등으로 미 구축한 94개교 포함) 학생실습용 PC 40만9594대가 보급됐다. 또 교원용 PC 30만 8662대 보급과 교단선진화 교실 20만6163실에 대한 구축이 완료됐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이를 기반으로 정보통신기술 활용능력 제고, 교육행정정보시스템 구축, 학술연구정보의 디지털화 및 공유 활성화등의 정책을 추진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하드웨어 보급에 따른 활용이 가속을 얻을 수 있을까.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현장의 시각이다. 개선돼야 할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하드웨어의 유지·보수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먼저 관리할 인력과 능력의 부족이다. 현재 대부분의 학교에는 교육정보부가 설치돼 교육정보화 및 교단선진화 관련 장비의 전반적인 운영 및 관리를 맡고 있다. 대체적으로 학교에서 보유하고 있는 각종 PC 및 컴퓨터 관리, 학내 전산망(인터넷 포함) 관리, 각종 소프트웨어 및 주변기기 관리 업무를 맡고 있으며 그 외에 학교에 따라서는 성적처리, 생활기록부 전산화 업무, 학교종합정보관리시스템 등 교무 및 학사관련 업무도 맡고 있는 경우도 있다. 업무의 특성상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하지만 이러한 기능을 갖춘 교사의 수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다양한 연수가 있었지만 대체로 소프트웨어의 활용 측면에 치우쳐 있었다. 컴퓨터 및 전산망을 관리하고 서버를 구축하고 관리하는 등의 보다 전문적인 기능을 갖추는데 필요한 연수는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다루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자연히 컴퓨터나 학내 전산망에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즉각적인 조치를 해줄 교사가 부족한 실정이다. 일부 학교에서는 아직 연공서열에 의해 교육정보부장을 임명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일부 교사들에 과중한 업무가 부여되고 있고 이에 따른 교육정보부 근무 기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보급된 하드웨어의 A/S도 문제다. 물론 많은 경우에 하드웨어 장비의 관리는 설치(제조) 업체에 의존하고 있지만 A/S를 신청하고 조치가 될 때까지는 적어도 하루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결국 수업에 필요한 경우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무상 보증 기간이 지난 장비의 경우에는 문제가 좀 더 심각해진다. 단순히 유상 정비의 차원을 떠나 필요한 부품을 구하는 것조차 매우 어려운 현실이기 때문다. 실례로 최근 널리 사용되는 PC-100 또는 PC-133 64MB RAM을 3만∼3만5000원 정도에 구할 수 있는 반면 지난 1997년에 보급됐던 PC에 사용할 수 있는 PC-66 RAM은 이미 시장에서 구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가격도 32MB에 3만원이 넘어서 신품의 2배 수준에 이르고 있다.(2001. 4. 1현재 용산 시세 기준) 다른 부품들도 마찬가지인 경우가 많다. 학교에 따라서 전문 A/S업체와 계약을 맺고 컴퓨터관련 장비의 관리를 위탁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직 널리 보편화된 것은 아니다. 아직은 학교 관리자를 포함한 관계자들의 인식이 충분하지 못해 그때 그때의 상황에 따라 대증적인 대처를 하는 것이 현실이다. 학내전산망 관련 장비(서버 컴퓨터, 허브) 등에 있어서는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이 일선의 반응이다. 서버를 구축하고, 관리하는 소프트웨어적인 기술이 많이 미숙하기 때문에 고기능 서버를 들여놓고도 그 기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버 운용 능력의 한계때문에 사안 발생 시 외부 업체에 전적으로 의존해 현장의 즉각적인 망 복구가 불가능하고 서버 관련 보안 장치 부실로 인한 해킹이나 데이터 유출 위험도 산재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교육정보부장을 맡고 있는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수업은 제쳐두고 드라이버들고 고장난 PC 고치러 다닐 때가 더 많다"며 "철저한 유지·보수가 뒤따르지 않는 한 하드웨어 보급은 보급차원에 그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임형준 limhj1@kfta.or.kr / 정보화지원팀 권진우·박성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