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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잡무 경감 등 수업 매진 여건부터 만들어라

■ 년4회 수업공개 의무화, 무엇이 문제인가

교과부가 지난해 10월 27일 발표한 ‘교사의 수업전문성 제고방안’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가장 뜨거운 쟁점은 모든 교사에게 학기마다 2회씩 의무적으로 수업을 공개하도록 한 방안으로, 교총의 설문조사에서도 교원 75%가 수업 공개 의무화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수업공개 의무화에 대해 현장은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지 알아보는 자리를 본지와 교총은 지난 달 31일 마련했다.

수업 전문성 평가?…내 아이 관심·비교에만 집중될 것
‘학부모 기분 맞춰주는 수업'이라는 새 업무 생기는 격

‘학부모는 감시자인가’ 공교육 신뢰만 무너뜨리는 처사
교원평가 활용이 관건, 자기 장학·연수 등 유도 바람직








사회 = 올해부터 수업전문성 제고방안의 일환으로 모든 교사가 연 4회 이상 수업공개를 해야 하는 것은 다 알고 계실 겁니다. 교육청과 학교별로 실시 방식이 조금씩 다를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선생님들 학교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언제, 어떻게 공개할 계획을 갖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신옥주 = 학부모대상 공개는 평일 1회, 토요일 1회로 직장인 학부모가 참관할 기회를 제공하려 합니다. 수업공개 날 학부모에게 담임교사에 대한 평가지를 제출토록 하고, 좋은 평가가 나오도록 학부모 정서에 맞도록 수업을 준비하려고 합니다. 교원 대상 동료장학은 수요일 5교시를 활용해 서로 타인의 수업을 보고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사전에 보도안을 검토하고 수업 후 평가회를 통해 질 높은 수업을 하도록 교사의 지도기술계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수업을 학교 홈페이지에 올려 수업기술 계발에 서로 도움이 되는 자기장학, 동료장학을 지속할 예정입니다.

지윤섭 = 저희는 4월~11월 사이에 4회 실시합니다. 학부모 참관 수업 공개 2회와 동료 교사 간 수업참관 2회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학부모 참관 수업은 5월 27일, 11월 3일이며 많은 학부모가 참석할 수 있도록 수업공개 시간 및 방법을 다양화할 계획입니다. 수업을 참관한 학부모는 수업 참관록, 참관 소감문을 작성해 제출하고, 참관 후 학교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만족도 조사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학부모들의 신중하고 솔직한 만족도 조사를 위해 개인정보는 노출되지 않도록 할 계획입니다. 동료 교사 간 수업 참관일은 5월~6월, 9월~10월 중 실시하며 각 교과 과장교사 주관으로 교과별 상호 수업 참관을 통한 교수·학습방법 개선에 중점을 두려 합니다. 수업공개 2~3일 전에 약식안으로 학습지도안을 제출하고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 배양에 중점을 두어 작성할 예정입니다. 수업공개 후 교과별 협의회를 실시해 자체평가하고 전 교사의 수업 공개 활성화로 협동적 교육활동을 위한 교육력 제고에 힘쓰려고 합니다.

민부자 = 1차는 기존의 자율장학 활용으로 학년별로 수요일 5교시에 수업을 공개합니다. 이때 수업을 참관하는 분들은 본교의 다른 학년 교사입니다. 2차는 학부모 대상 공개 수업으로 5월 26일 3교시에 실시합니다. 교과전담교사는 9월 8일 5교시에 실시하며, 공개 대상은 교장, 교감, 동료교사, 학부모입니다. 이즈음 학생·학부모를 대상으로 학교생활 만족도 조사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3차는 자기 장학으로, 자신의 수업을 비디오카메라로 녹화한 후 이를 보고 분석 결과를 작성해 제출하는 것입니다. 교과전담교사를 제외한 학년 담임교사들은 1학기 정해진 2주간의 기간 동안 스스로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 동료 교사의 도움을 받아 수업을 녹화합니다. 이후 녹화된 내용을 보며 자신의 수업을 분석하는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하게 됩니다. 4차는 연구학교 발표 관련 수업 공개입니다. YP(Youth Patrol-유해환경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는 프로그램 운영)연구학교인 저희 학교는 올해 2년차로 10월 보고회가 예정되어 있어 다른 학교 교사 및 본교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공개 수업을 할 예정입니다.

사회 = 교과부는 평상시 수업을 공개만 하는 것이니 크게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거라고 하는데, 말씀하신 내용을 보니 현장에서는 꽤 부담을 느끼고 계신 것 같은데요.

지윤섭 = 수업을 외부에 공개하는 것을 큰 부담이 아니라는 교과부의 주장은 '눈 가리고 아옹 하는 것'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수업을 공개하는 대상이 학부모와 교장, 교감인 ‘교원능력개발평가위원회 위원’인데 평상시 수업을 할 수 있는 교사가 과연 몇 명이나 있겠습니까. 더구나 교육경력이 적은 젊은 교사들은 더욱 그렇겠지요. 어떻든 수업공개를 통해 평가를 받는 상황인데 평상시 수업으로 평가를 받으려고 하는 교사는 없습니다. 초등의 경우를 생각해 보십시오. 학부모는 교사의 수업 기술이나 전문성을 보는 것이 아니라 내 자녀를 얼마나 발표시키고 더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타 학생과 비교하기에 급급하지 않던가요. 심지어 고등학교에 자녀를 둔 동료교사들도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 학부모로 참관해 교사를 평가할 때, 자신의 교과이면 어느 정도 평가할 수 있지만 자신의 전공과 무관한 교과에 대해서는 전혀 평가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수업 전문성을 기르는 효과는 현재 실시하고 있는 연1회 학부모 공개수업과 동학년 공개수업, 담임장학 시 공개수업, 학기 초 저학년 학부모님들이 학교 방문을 수시로 하면서 보는 수업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신옥주 = 맞습니다. 교원평가를 앞두고 교사들은 어려움을 감내하고 있습니다. 시대의 변화에 맞추어 교원의 수업기술이 향상되어야함은 당연한 일이지만 학부모 대상 보이기 위한 수업을 연4회 하는 것은 학부모참관에 관점을 맞춘 수업을 진행하는 서비스를 감내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결국 수업기술 향상 면에 중점을 두는 수업공개라기보다 참석자인 학부모의 기분에 맞추어주는 수업을 구상하는 새로운 업무가 하나 더 떠오르게 된 셈이지요.

민부자 = 그렇습니다. 집에 손님이 오시면 청소도 해야 하고 음식도 준비해야 하듯 수업을 참관하는 분이 오시면 교실 정리정돈이나 학습 자료 준비, 수업 계획의 검토 등 여러 가지 준비해야 할 사항들로 심리적 부담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여타의 다른 사회 조직에서도 평가가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교원능력개발평가가 진행되어야 한다는 대전제에는 공감하는 분위기이지만 그것이 외부에서 이야기하듯 ‘평소 수업을 공개하는 것이니 부담은 갖지 않아도 된다’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사회 = 교과부 발표 자료를 보면 ‘학부모 수업공개 요청 시 공개 시기는 학교교육계획이나 교사의 교수·학습 계획에 따라 협의 조정’ 이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학부모가 추가로 수업 공개를 요청하는 특정교사는 다시 수업공개를 하도록 한다는 의미인데요. 여기에 대해 학교가 충분한 이해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민부자 =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학교가 기본적인 학교운영계획을 통해 공개적인 수업 발표를 4회 계획하고 있는데, 이에 더해 학부모 요구가 있을 시 특정 교사가 수업을 더 공개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홍보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부적격 교사에 대한 대응 방안이 미흡하다는 측면에서 이러한 조항을 넣은듯한데, 학부모 대상 수업 공개나 학교생활 만족도 조사 등을 통해 학생 및 학부모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데, 굳이 이러한 조항이 필요한지 의구심이 듭니다.

지윤섭 = 학부모가 수업공개를 요청한다는 것은 극히 드문 경우이지만 이에 대한 추론을 한다면 자녀의 시험문제에 대해 학부모가 대학교수이거나 학원 강사일 때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 또는 특정한 교사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불편함을 주기 위한 수업 공개를 들 수가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이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대비를 해야 할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제도도 이를 남용하고 오용할 수 있습니다. 위원회를 두고 기준을 철저히 정비하지 않으면 그 피해는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신옥주 = 학교의 구성원으로서 학부모의 위치가 새롭게 부각되는 시점에 있습니다. 이런 걱정이 사실로 발생할 우려가 많습니다. 학교에서는 교장, 교감선생님이 사전에 학부모 연수를 통해 이런 문제점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학부모 입장에서 담임교사의 수업을 보는 포인트를 알려주고, 서로 격려하는 문화를 조성해야 할 것입니다.

사회 = 이제까지 말씀을 종합하면 수업전문성 제고를 위해 4회 이상 수업공개를 하는 방식은 수업 개선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수업공개의 취지를 살릴 수 있는 합리적 방안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요.

신옥주 = 보이기 위한 수업은 수업본질 이외에 민 선생님이 지적하신 데로 주변 청소도 해야 하고 공책정리도 깔끔히 되어야하는 등 여러 지도요인이 발생합니다. 교사가 하고 있는 많은 업무를 경감시키고 수업에만 열중해 실력향상에 매진할 여건을 먼저 만들어주고 본래 업무인 수업에 충실히 할 수 있도록 하면 많은 교사들은 열정적으로 수업을 준비해 수업달인이 될 것입니다.

지윤섭 = 저는 수업전문성 제고를 위한다는 수업공개는 수업개선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교수·학습 방법 개선은 하지 말라고 말려도 교사들 스스로 찾아서 열심히 하기 때문입니다. 학교는 스스로 생명력이 있고, 그 구성원 전체가 최고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집단입니다. 수업공개를 통해 전문성 신장과 교원능력 개발을 원한다면 단위학교에 자율성과 책무성을 주어 그 구성원 스스로 노력해 성취감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결과가 좋은 단위학교에 인센티브를 줘 학교 구성원들이 성취감을 갖고 가르친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학생에게 행복을, 학부모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지, 교사는 평가만 받게 하고 학부모는 감시자만 되게 하는 것은 교육공동체들끼리의 신뢰만 무너뜨리는 처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학교선택권이 주어져 학생스스로 가고 싶은 학교에 가도록 하는 현 상황에서 학교는 정보를 정확히 공개해 학교 스스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민부자 = 교원능력개발평가가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지난 2~3년간 교원능력개발에 관한 연구학교가 운영되었습니다. 연구를 통해 파악된 교원평가의 장단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특히 운영 결과 발생한 부작용에 대해서는 철저히 분석해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교원평가의 목적은 ‘교사의 능력을 개발하는 것’이므로, 교원의 평가 결과를 놓고 한 줄 세우기를 하여 순위를 매긴다거나 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고 봅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경제 논리에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평가 결과 부족한 부분이 많은 것으로 판단되면 교원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자기 장학을 실시하거나 각종 연수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마련해 교사로서의 자긍심이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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