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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충격에 빠진 전교조…강경대응 고심

전원 파면·해임 초강수에 '피의 일요일' 반발

교육과학기술부와 전국 시·도 교육청이 23일 민주노동당에 가입한 혐의로 기소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 134명을 전원 파면·해임키로 함에 따라 교육계 안팎에 파장이 일고 있다.

한꺼번에 100명 넘는 현직 교사가 교단에서 쫓겨나게 된 것은 1989년 전교조 출범 이후 최대 규모여서 최근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의 전교조 명단공개 사태 등과 맞물려 후폭풍을 몰고올 것으로 보인다.

■전교조 충격·분노…총파업도 시사 = 교육당국의 발표를 접한 한 전교조 관계자는 "그야말로 '피의 일요일'"이라는 말로 이번 사태의 충격파를 전했다.

전교조가 숱한 진통을 겪고 출범하던 1989년 당시 1500여명의 교사가 교단을 떠난 이후 이렇게 많은 교사가 파면·해임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전교조는 이번 사태를 정부의 탄압으로 규정하고 시민단체와 연대해 전면적인 투쟁과 불복 운동을 벌일 방침이다.

전교조는 우선 이날 오후 2시께 전공노와 함께 여의도 사무실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어 "조직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함께 투쟁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번 대량징계 사태에는 한나라당과 정부가 6·2 지방선거와 교육감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속셈이 숨어있다는 것이 전교조의 시각이다.

전교조는 "교사들이 당에 낸 돈은 후원금이며 당원 가입 사실이 없는데도 정부는 이를 심각한 범죄로 호도하고 있다"며 "과거 공무원과 교원의 정치활동이 확인돼도 징계한 사례가 거의 없었고, 한나라당에 거액의 정치자금을 제공한 교장에게도 별다른 조치가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는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정진후 위원장 등 전교조 지도부는 이러한 판단에 따라 24일 오전부터 교과부 청사 앞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할 계획이다.

내달 5일에는 서울에서 징계대상자와 전국 지회장 전원이 참가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내달 7일부터는 전국 16개 시·도교육청 지부가 해당 지역 교육감을 상대로 일제히 농성을 벌인다.

특히 정 위원장은 이날 "6월 중하순께 비상 대의원대회를 소집해 전교조의 모든 조직이 결연한 투쟁을 각오하고 결정하는 과정을 가지려 한다. 정부의 태도에 따라 논의의 폭이 결정될 것"이라며 총파업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교육계도 놀란 교육당국 '초강수' = 교사 134명에 대한 전면 배제징계는 교육계 인사들 사이에서 '그게 정말이냐'는 반문이 나올 만큼 충격적인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교과부는 작년 '교사 시국선언'에 가담한 데 이어 정당에 가입해 후원금을 낸 혐의도 받고 있는 교사들에 대한 징계를 가중키로 했고, 이들에 대해서는 징계를 줄이거나 의원면직 처리도 할 수 없도록 못박았다.

일선 교육청의 징계 과정에서 '온정주의'가 파고들 여지까지 원천적으로 차단한 것이다.

또 사립교사 35명도 국공립학교 교원에 관한 규정을 준용해 처리한다는 방침을 밝혀 파면·해임 대상 교사는 최대 169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당국이 이처럼 상당한 파장을 예상하면서도 초강수를 둔 배경에 대해 교과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했다"며 단호한 입장을 피력했다.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교사가 정치자금을 불법 기부한 것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중대하고 심각한 위법행위'라는 것이다.

교과부는 "교육자의 정치적 중립은 헌법에 규정된 룰이다. 교사들이 민노당에 당원으로 가입하거나 후원회 활동을 한 것은 헌법과 법률을 고의로 위반하고 교사의 기본 책무를 망각한 행위"라며 정당 가입 교사를 교단에서 영구 배제키로 한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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