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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교원평가와 학생 학업성취도 연계? “안 돼!”

▨ 한국의 교원평가와 학업성취도 데이터 활용

한국교육개발원(KEDI)과 재미한인교육연구자협회(Korean-American Educational Researchers Association 이하 KAERA)와 공동으로 23일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학교 책무성 정책과 학업성취 데이터의 활용’을 주제로 KEDI-KAERA 교육정책 공동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김이경 중앙대 교수는 ‘한국의 교원능력개발평가와 학업성취도 데이터 활용’에 대해 발표하면서 “학생 학업성취도를 교원평가에 활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결론지었다.

교원평가는 교사 ‘전문성’ 신장에 초점
학업성취도 활용은 제도 근간 흔들 무리수


임용 방식, 순환전보제, 잡무 등 여건과도 괴리
수업 장·단점 파악위한 기초자료 활용 바람직


“평준화제도, 학생 선발제도, 교원 임용 및 배치제도 등을 고려할 때 학생성취도를 개별 단위학교나 교사들의 책임을 귀속시키는 것은 무리다.”

김이경 중앙대 교수는 “현재까지 구상·추진되고 있는 교원평가는 교사들의 전문성 신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학업성취도 평가의 교원평가 활용은 제도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학업성취도 자료의 일차적 활용 목적이 책무성 담보라는 점에서 우여곡절 끝에 현재에 다다른 교원평가제와 나란히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학생 성취도 결과를 평가에 적용한다면 교직사회의 거센 후폭풍을 유발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학생의 학업성취도에는 여러 가지 효과가 동시에 반영되어 있다”며 “학생 개개인 가정의 사회·경제적 배경, 인성, 출석률, 학교에 투입된 가용자원, 동일 연령집단의 특성, 지역사회 분위기 등이 그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런 다양한 효과를 통제하지 않은 채 학업성취도 결과를 토대로 학교나 교사의 책임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교사의 영향력이 미칠 수 없는 부분까지 책임져야하는 하는 불합리를 초래함을 의미한다. 김 교수는 “학업성취도 결과를 교사평가 자료로 활용하려면 통계학적 방식을 토대로 교사 효과를 다른 다양한 효과로부터 분리해내야 한다”며 “미국의 '테네시 부가가치 교사평가'(TVAAS)가 하나의 예”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TVAAS에 대해 “교사 간의 상호의존성을 무시, 교육의 질적 측면 소홀, 시험을 위한 교수방식 강화 등의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한다”며 “과연 학생 성취도를 교사의 퇴출이나 성과급 지급을 위한 근거로 삼는 것이 타당한가라는 문제제기도 만만치 않다”고 소개했다.

이어 김 교수는 “우리나라의 교사 임용 방식, 순환 전보 제도, 신분 보장, 교사 잡무 등과 같은 제도적·관행적 여건과 괴리되는 측면이 많다”며 “학업성취도평가의 교원평가 연계 적용에 앞서 현 인사제도와의 조화 가능성부터 짚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먼저 김 교수는 “우리나라 교사 임용 모형 및 배치 기제는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시스템의 요구에 의해 특정 단위학교에 배치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학생 성취도를 근간으로 결과에 책임지도록 하는 평가 기제는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순환·전보제도와 근거리 위주 배치, 잡무과다로 인한 수업 전문가 중심 평가의 한계 등 수업 전념 환경과 여건이 조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업 결과와 직결되는 학업 성취도 평가에 의존한 교원평가는 불합리와 불공평을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의 발제에 대해 토론자로 참여한 김갑성 KEDI 연구위원은 “지난 5월 KEDI 설문조사에서 교원의 68.4%는 교원평가에 학업성취도 결과를 반영하는 것에 반대한 반면 학부모와 일반인의 67.6%는 찬성하는 등 인식 차가 큰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김 연구위원은 “전문직관이 요구되는 한국 교직사회의 특성상 학업성취도 결과로 교사를 평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수업의 장단점 파악을 위한 기초자료 정도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테네시 부가가치 교사평가(Tennessee Value Added Assessment System·TVAAS) = TVAAS는 학생의 사회경제적 배경은 단기간에 변화하는 특성이 아니므로 학교교육을 통해 순수하게 발생하는 효과를 측정할 수 있다는 신념에서 출발했다. 즉, 사전 및 사후 성취도 측정을 토대로 산출되는 학생의 성장 정도를 근간으로 해 교사의 책무성을 담보하고자 한 것이다. TVAAS를 위한 데이터는 3~8학년까지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매년 수학, 과학, 읽기, 언어, 사회 과목을 포함하는 ‘테네시 종합성취도평가 프로그램’으로부터 수집하며, 300만 명이 넘는 학생 데이터를 집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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