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에 이어 자율고 지정 취소 문제로 정면충돌 양상을 보였던 교육과학기술부와 진보 성향 교육감 진영이 대립되는 의견을 조율하는 자리가 처음으로 마련된다.
교과부는 5일 오후 2시 전북도교육청에서 교원능력개발평가제(교원평가제) 모형 개선을 위한 권역별 의견수렴 간담회를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
진보 성향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지난달 취임 직후 교원평가제 시행 근거인 교육규칙을 폐지하겠다고 입법예고해 교과부와 충돌을 빚었다.
교과부는 그러나 "권역별 의견수렴을 첫 번째로 주관하는 전북교육청의 경우 평가모형 개선안 마련을 전제로 현재 교육규칙 폐지절차를 중단한 상태"라며 "의견수렴을 통해 교과부와 시도간 소통이 원활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교과부는 5일 호남권(광주·전북·전남) 의견수렴을 시작으로 24일 충청권(대전·충북·충남), 27일 영남권(부산·대구·울산·경북·경남), 31일 수도권(서울·인천·경기·강원) 간담회를 잇따라 개최할 예정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에서는 전북교육청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할 것"이라며 "전국적 통일성이 요구되는 최소한의 공통기준과 시도·학교별 자율성이 적용될 영역을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교과부는 지난주부터 전북교육청과 간담회 실무협의를 진행했으며, 김승환 교육감도 의견수렴 절차를 갖자는 데 동의했다고 교과부 관계자는 전했다.
전북교육청은 교과부의 평가 모형이 `교원 줄세우기'라며 수업평가 중심의 자율적 교육평가제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교과부와 대표적인 진보교육감이 있는 전북교육청이 논의의 장(場)을 마련함에 따라 향후 자율고 지정, 체벌문제 등 첨예한 교육현안을 둘러싸고도 진보 교육감 진영과 교육당국 사이에 협의 채널이 만들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교과부와 전북교육청은 지난달 교원평가와 학업성취도 평가를 놓고 사사건건 부딪힌 데 이어 김승환 교육감이 자율형 사립고 지정을 취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교과부가 지난 2일 즉시 시정명령을 내리겠다고 대응하는 등 극한 대립 양상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