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옥 교총회장이 초중등교원 및 교원단체의 정치활동을 요구하고 나섰다. 안 회장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현재와 같은 교단붕괴 및 포퓰리즘 정책이 지속된다면 정치활동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하고, 정치권 및 정부, 학부모의 전향적인 입장 전환을 촉구했다.
사실 교총의 정치활동 요구는 비단 오늘의 이슈만은 아니다. 지난 2001년에도 정치활동위원회를 만들고 정치활동의 후속조치를 다각도로 검토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전개한 바 있다. 최근 들어 또다시 교총이 이 같은 요구를 주장하고 나선 데에는 교원이 아닌 정치권이 교육을 좌지우지하고, 포퓰리즘 정책이 남발되어 교단이 붕괴되는 현상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절박한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실제로 최근 비교육계에 의한 교육 흔들기와 이로 인한 교육혼선은 과거보다 훨씬 더해지고 있다. 시·도지사들이 일제히 교육감 직선제 폐지를 주장하며 노골적으로 교육자치를 부정하는 가하면, 일부 교육감은 학교현실을 무시한 채 전면 무상급식 실시와 더불어 체벌 전면 금지, 학생인권 조례 제정 등을 들고 나와 교직사회는 담임을 회피하고 심지어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마저 거부하는 등 선생님이 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조차 허락하지 않은 사면초가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학교현장에 힘을 실어 줘야 할 교과부가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한 채 외면으로 일관해 온 것 역시 교총의 결심에 힘을 보탠 것으로 판단된다. 교원 및 교원단체의 정치활동을 금지한 현 법률을 고려하더라도 교총의 이 같은 판단과 주장은 최소한의 교원전문성 회복을 위한 고육지책으로 이해된다. 다만, 현행 법률상 정치활동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고, 일부 교원노조가 학교 내에서 이념적·정치적 활동을 한 것에 대해 국민의 인식이 부정적이었다는 점은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선진국에서는 정치활동을 허용하고 있고, 대학교원에 비해 과도하게 제한받는 점까지 고려한다면 이제는 정부와 정치권이 교총의 요구에 대해 고민하고 답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