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승천하는 용을 가리키며 뱀이라하면 용이 뱀이 되어 땅으로 떨어지고, 뱀을 용이라 하면 뱀도 용이 되어 승천한다’고 한다. 격려하고 인정하면 사기가 올라 불가능한 것도 가능할 수 있다는 뜻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교육은 어떤가? 우리에게는 학교가 바로 용과 같은 고귀한 지위를 가진다. 교육의 성패가 학교현장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비록 온갖 정책의 스포트라이트나 성과는 교과부나 교육청 등의 인사가 가져가지만 그 결실이 맺어지는 곳은 학교현장이며 수많은 교원들의 땀과 노력에 의한 실천이 그 바탕에 깔려있다.
그러나 이렇게 중요한 학교현장을 바라보는 정부와 정치권, 교육청의 시각은 아직도 지시와 통제와 감독의 연장선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 지난해의 학교현장을 한번 회상해 보자. 교육비리 수사를 명목으로 수년간 해외 연수 간 교원명단과 기간제 교사 채용현황과 그 당시 교장, 교감 명단을 내라더니 느닷없이 재산형성과정이 의심스럽다며 교장재산등록도 의무화하겠다고 나섰다. 또 비리예방 대책이라면서 예고도 없이 100% 교장공모제 실시를 들고 나오기도 했다.
교총이 강력히 항의하면서 마구잡이식 수사와 교장재산등록제 추진은 중단되었고 교장 공모비율도 낮아졌지만 학교현장은 비리의 온상으로 낙인찍히는 씻을 수 없는 치욕을 경험해야만 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일부 교육감이 이른바 학생인권을 강조하면서 대안 마련도 없이 전면적 체벌금지를 선언하였는데, 인류의 보편적인 이상을 내건 이 정책은 학교현장에서 함께 가야할 학생, 학부모, 교원을 갈라놓고 등 돌리게 하여 오리려 교육여건을 더욱 후퇴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러한 즉흥적인 정책들이 가진 부정적 영향은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새로운 정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요구되는 각종회의와 위원회에 불려 다니고 또 자료작성에 힘을 빼다보면 학교현장에서 학생교육과 생활지도에 전념해야할 교원들의 힘은 더욱 분산되고 약화되고 말 것이다.
국가와 사회의 번듯함의 원천이 가정이듯이 교육의 출발점도 학교현장이다. 학교를 흔들어서는 아무리 좋은 교육정책이라도 뿌리내리기가 어렵다. 우리 모두 학교를 용이라고 부르며 우리교육이 승천하는, 학교가 교육의 중심이 되는 2011년을 만들어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