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마우스' `텔레토비' `포켓몬' `디지몬' 등 외국산 일색인 캐릭터 시장에서 토종 캐릭터인 `방귀대장 뿡뿡이'가 어린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방귀대장 뿡뿡이'는 EBS TV가 작년 3월부터 방송하고 있는 24∼48개월 유아 대상 프로그램의 제목이자 주인공. 그 동안 어린이 프로그램은 많았지만 만4세 이하 유아를 위한 프로그램은 이미 종영된 해외작 `꼬꼬마 텔레토비' 뿐이었다.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이 프로그램의 종영과 함께 등장한 `방귀대장 뿡뿡이'의 인기는 이미 예견된 것. 안방극장에서 소외됐던 유치원 이전의 영-유아 대상인 데다 색종이, 스타킹, 이불, 인형, 비닐봉투, 옷걸이 등 주변에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재료를 갖고 아이와 어머니가 즉석에서 따라할 수 있는 놀이 프로그램이라는 점이 신선하다는 평가다. 또 뿡뿡이가 토종 캐릭터라는 점도 친근감을 더하고 있다. 2살, 5살 자녀를 둔 정선명 씨(33·서울 성북구 돈암동)는 "아이들이 어찌나 좋아하는지 덩달아 하루에도 서 너번은 본다"며 "보는데 그치지 않고 따라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방귀 날리기'가 특기인 네 살짜리 장난꾸러기 `뿡뿡이'와 7부 바지에 멜빵, 비행조종사용 안경을 걸치고 익살스런 노래와 연기로 신나게 놀아주는 `짜잔형'의 존재도 아이들의 눈을 화면 속에 가둬버린다. 인기몰이의 일등공신인 이들 때문에 공개방송에 참가를 희망하는 아이들은 언제나 만원이고 짜잔형은 팬클럽까지 생겼다. 시청률도 평균 5∼7%를 유지하면서 올 4월 개편 때는 일주일 2회에서 5회로 방송횟수도 늘렸다. 연출자인 남선숙 PD는 "학원에 보내고 학습지를 하는 것보다 20분만이라도 알차게 놀아주는 게 아이의 성장에 자양분이 된다"며 "제작여건이 나아지면 요일마다 놀이, 노래, 수 교육 등으로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제작방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방귀대장 뿡뿡이'의 인기는 캐릭터 사업으로 이어져 둘리 이후 처음으로 외국 캐릭터의 아성을 위협할 만큼 `대박'을 누리고 있다. 작년 겨울 첫선을 보인 뿡뿡이 인형이 현재까지 30만개 이상 팔려나갔고 비디오 테이프 역시 11만개가 팔려나가면서 그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이밖에도 EBS는 한솔교육, 위자드소프트 등 20여 개 업체를 통해 뿡뿡이 색칠 공부책, 퍼즐, 샌들, 물놀이 용품, PC용 게임소프트웨어, 만화 등 50여종의 캐릭터 상품을 출시한 상태며 앞으로 어린이 영양제, 빙과류에도 뿡뿡이를 등장시키기 위해 관련 업계와 협상중이다. 또 뿡뿡이를 소재로 한 명랑만화를 제작해 일본 캐릭터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뿡뿡이 캐릭터 제품만을 취급하는 `뿡뿡이 랜드' 1호점을 연내 개설해 전국적인 체인망으로 확대해 나갈 계계획이다. 김준한 사업국장은 "뿡뿡이가 해외캐릭터들을 밀어내면서 연말까지 50억 원의 캐릭터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수익금의 일부는 당연히 프로그램으로 환원하고 또 뮤지컬을 제작해 지방의 어린이들과의 만남을 갖게 함으로써 토종 캐릭터인 뿡뿡이가 국내외에서 오래 사랑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성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