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침해사례가 날로 늘고 있지만 학교에서 운영하는 교권보호기구인 ‘분쟁조정위원회’는 무용지물인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2일 공개한 ‘교권침해 관련 전담기구 설치 및 운영실적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조정위가 개최된 건수는 서울 17건, 부산 9건, 인천 14건 등으로 교권침해 사례 발생건수에 비해 미미한 수준. 지난해 교권침해 사례가 서울 205건, 경기도 135건, 부산 39건 등 523건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조정위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것이다. 조정위 활동의 대부분도 교내 폭행 등에 휘말린 학생의 갈등 조정이었다.
각 시·도는 2000년대 초반부터 ‘교원예우에 관한 규정’ 등을 신설·개정해 학교에 분쟁조정위원회 설치를 권고했다. 조정위는 학생 간 분쟁뿐 아니라 교사와 학생, 교사와 학부모 분쟁 등 학교 내 전반적인 분쟁 해결을 맡는 자치기구다.
현재까지 서울 초·중·고교 각 94%, 94%, 84%, 부산 100%, 경기 100% 등 전국 대부분의 학교에 조정위가 설치돼 있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학교는 거의 없다. 한 교육청 관계자는 “교권보호 전담기구 설치와 운영은 법으로 강제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학교 측에 자체적인 운영을 권고하고 있지만 제대로 지키는 학교가 거의 없다”고 했다.
시·도교육청은 조정위에서 해결이 안 됐거나 사법처리를 원하는 교사에게 법률 상담 및 변호사 비용 등을 지원하는 ‘교권법률지원단’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지원단의 교권침해 지원 사례는 서울 3건, 부산·인천·대전·경남 0건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