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선생님이 먼저 국·영·수 중심 입시위주의 사고에서 벗어나 인성교육 중심의 패러다임을 가져야 합니다.”
9일 ‘인성교육실천 우수 학교장 워크숍’에서 특강한 동국대 조벽(56·사진) 교수는 인성교육 부재가 가져온 우리 교육위기는 말로만 인성교육을 내세울 뿐 실제로는 입시위주 교육에 매몰된 데 따른 결과라고 진단하고, 이런 상황을 개선하려면 가정부터 인성교육을 해야 하지만 가정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현재로서는 학교가 일정부분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핵가족마저 붕괴된 환경에서 사는 요즘 아이들에게 ‘웃어른을 공경하라’는 식의 인성교육은 아무 효과가 없습니다. 이제는 학생들에게 성공을 위해서는 ‘인성’이라는 실력 길러야 한다고 가르쳐야 합니다. 미래 인재는 함께 일할 줄 아는 ‘지혜(WEsdom)’를 갖춘 인재이기 때문이죠.”
조 교수는 인성교육을 별도로 하는 것은 잡무를 늘리는 데다 행사 위주가 될 수밖에 없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인성’을 하나의 학교 문화로 만들어야 하며 일상적 수업에 인성교육을 녹여내 ‘긍정적 교육 경험’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장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육과정을 입시의 관점이 아닌 인성 관점에서 편성해야 합니다. 또 격한 감정에 놓인 아이들을 다룰 방법을 몰라 힘들어하는 교사를 위한 감정코칭 연수 기회를 많이 마련해야 해요. 아이들과 감정 차원의 대화를 나누는 기술을 배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조 교수는 담임교사를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각자 다양한 정서 상태로 등교한 학생들과 교사가 ‘심적 조율’을 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매일 한 학생을 정해 장점을 돌아가며 이야기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긍정성을 쌓아주는 경험을 통해 아이들은 크게 안정될 수 있습니다. 시간이 부족하다면 조회 시간에 눈을 감고 심호흡을 열 번 정도 하는 것도 정서 안정에 큰 도움이 됩니다.”
그는 사례를 소개하면서도 방법론에만 관심을 두는 것은 경계했다. “인성은 하나의 문화로 접근해야지, 비법이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인성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보여주는 것이고 아이들은 어른이 하기 나름입니다. ‘인성’이 학교 문화 전반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