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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행복하지 않다는 아이들… 행복지수 4년째 OECD 꼴찌

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이 느끼는 주관적 행복지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초등학생 10명 중 1명은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방정환재단과 연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가 지난달 3일부터 16일까지 전국 초등 4학년에서 고교 3학년까지 학생 6791명을 대상으로 실시(제주도 제외)한 '2012 한국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 국제 비교'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다.

4일 한국방정환재단에 따르면 올해 주관적 행복지수는 69.29점으로 나타났다. 2009년 64.3점, 2010년 65.1점, 2011년 65.98점에 이어 4년 연속 OECD 23개국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스페인(113.6점)보다 47.6점 낮고, OECD 평균(100점)에선 34점이나 모자란다. 한국 다음으로 낮은 헝가리(86.7점)와도 20점 이상 차이가 났다. 주관적 행복지수는 주관적 건강상태와 학교생활 만족도, 개인행복감 등 6개 항목에 대한 만족도를 수치화한 뒤 OECD 평균(100점) 대비 점수화한 것이다.

조사를 담당한 염유식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 청소년들은 학교와 가족, 친구와 분열된 삶을 살면서 행복지수가 낮은 것"이라며 "학생들의 분절된 삶의 영역이 통합되고 부모는 자녀의 친구와 학교ㆍ학원 교사의 이름을 알고 지낼 때 행복 지수는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관적 행복지수는 최하위인 반면 교육성취도를 측정하는 '교육'(133.85점)과 아침식사여부 운동 등 생활방식 분야인 '행동과 생활양식'(128.42점)은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초등학생 사이에서도 가출 충동과 자살 충동이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5명중 1명의 초등학생이(20%) 가출 충동을 느낀 적이 있고 적어도 10명중 1명은(10%)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다.

한국방정환재단 관계자는 "이같은 충동들은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일반적으로 더 커졌으며 10명중 1명의 고등학생은 실제로 가출 경험이 있었다"면서 "2012년 한국사회는 심각하게 병들어 있다"고 말했다. 

학교 폭력 피해나 가해에 있어 모두 초등학생의 비율이 중학생이나 고등학생보다 높았다. 초등학교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한 이유다. 피해경험의 경우 초등학생이 18.32%, 중학생이 13.07%, 고등학생이 6.21%로 집계됐다. 가해 경험도 초등학생(10.66%), 중학생(7.75%), 고등학생(3.75%) 등의 순이었다.  학교 폭력을 가해 또는 피해를 통해 경험한 비율은 초등학교가 가장 높았다.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쳐 차츰 낮아지는 추세다. 학교폭력의 가해자들도 심각한 가출충동이나 자살충동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방정환재단 관계자는 "학교 폭력의 예방전략 수립을 위해서는 피해학생을 위한 사후지원도 중요하지만 가해학생들이 가해를 하지 않도록 체계적인 관심과 지원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해학생들을 준범죄자로 몰기보다는 마음이 많이 아픈 환자로 여기고 이들에 대한 조사와 체계적인 관심과 지원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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