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3일 밝힌 학생인권 관련법개정 및 학칙 제·개정 시 학교장 권한 최소화 등 일부 권고안을 수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인권위가 교과부와 전국 시·도교육청 등에 통지한 ‘인권친화적 학교문화 조성을 위한 종합정책 권고’에 따르면 ‘학교생활기록부 학교폭력기록에 대해 졸업 전 삭제 심의제도나 중간 삭제제도 등을 도입하는 등 학생부 기재가 또 다른 인권침해가 되지 않도록 개정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인권위는 결정문에서 “학생이 권리의 주체임을 사회적으로 분명히 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학생인권기본법을 제정하거나 학생 인권에 관한 중점적 사항을 초·중등교육법에 포함되도록 하는 등 관련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인권위의 결정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권고안이므로 큰 방향에서 검토하고 수용할 건 하겠지만 아닌 건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과부와 시도교육청은 인권위에서 권고한 안에 대해 90일 이내에 이행계획을 통지해야 하지만, 강제성은 없다.
교과부 관계자는 “기존 법률에도 학생인권보장에 대한 조항이 들어 있다”며 “(권고안을) 수용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권고에 앞서 교과부 내부적으로 고교 학생부기록을 10년에서 5년으로 줄이는 등 노력해 왔다”면서 “졸업 전 삭제 심의제도나 중간 삭제제도 등 인권위 안은 협의를 거쳐 수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학칙을 제·개정할 때 학교장의 임의적 판단을 최소화하라는 내용 등 교과부 정책과 다른 부분은 수용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교과부는 학칙 제·개정과 관련, 서울시교육청을 비롯한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된 일부 시도교육청과 마찰을 빚어 왔다. 교과부는 앞서 서울학생인권조례 무효 확인소송을 청구하고 조례 집행정지 결정을 신청했으며, 서울시교육청 역시 대법원 제소로 맞대응한 바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인권위 권고안을 대법원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교원의 교육활동보호법(가칭) 제정 권고에 대해서는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을 개정해 교권보호를 위한 실질적 대책 마련을 이미 교총, 국회와 함께 논의를 하고 있다”면서 “교사폭행 시 가중처벌은 물론 교권침해 은폐의 경우도 처벌 등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담을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