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은 경북·제주·한국교원대를 올해 ‘글로벌 교원양성 거점대학(GTU, Global Teachers' University)’으로 선정, 대학별로 1억9000만원씩 지원할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GTU 사업은 교‧사대의 학부·대학원이 글로벌 교원양성 교육과정을 개발·운영하거나 예비교원이 국내외 학위와 교사자격을 취득하는 것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국제화·다문화 된 사회적 요구 반영을 위해 2012년부터 시작됐다. 교원의 글로벌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충족하고, 해외 한국교원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경북대의 경우 미국 University of Northern Iowa와 영국 Northumbria University 등과 수학․과학․체육 교과의 복수학위 운영 및 해외교원 자격증 취득을 추진한다. 황의욱 글로벌교원양성추진단장(생물교육과 교수)은 “학부중심으로 운영해 대학원까지 확대해 갈 계획”이라며 “사범대학으로서는 매우 의미 있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침체된 사범대학의 취업률을 높이는 것은 물론, 대학 전반의 국제화 역량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학 측의 기대는 대학 차원에서 매년 1억 예산을 추가 지원하고, 커리큘럼이나 관련 도서관 및 도서 구입 등 현물지원도 2억 이상 투입하겠다는 안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국내 3년 미국대학 2년 과정을 마치면 두 학교에서 동시에 복수 학위를 취득할 수 있게 되며, 미국 학생의 경우도 미국 내 3년 국내 1년 과정을 이수하면 국내교사 자격증을 부여하겠다는 계획이다. 황 단장은 “실제로 복수학위를 취득하게 될 학생은 소수일 수밖에 없다”면서 “사범대 학생 전체의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해 대구국제학교·미국인학교 등과 연계한 교육실습도 병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대와 사대를 아우르고 있는 한국교원대와 제주대는 우선 사범대 학부생을 대상으로 자체예산 1억여 원을 대응 투자해 1차년도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제주대는 영어교육도시인 제주시 및 해외에 학생 교육봉사 및 실습 파견하는 등 실질적 학생들의 국제화 교육역량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2학기부터 학생모집에 들어가는 교원대는 학생들의 어학능력 향상을 위한 해외 연수 경비 등을 지원할 계획을 세웠다. 교원대 송기상 국제교류본부장(컴퓨터교육과 교수)은 “한국 교사들의 우수성을 해외 교사 취업을 통해 입증할 것”이라며 “교육 한류를 선도하는 거점대학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글로벌 교원양성 거점대학에 선정된 경인교대는 올해도 계속 지원을 받게 된다. 경인교대 교육전문대학원은 미국 세인트클라우드대학(SCSU)와 손잡고 미국교사 양성을 목표로 복수학위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경인교대에서 1년 수학 후 미국 세인트클라우드대학에서 1.5년 과정이 진행되고, 졸업 후 미국에서 교사로 근무할 수 있는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이번에 선정된 대학들과는 달리 학부 취업률이 높은 경인교대는 대학원과정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경인교대 관계자는 “국내과정을 마치고 미국 내 교육을 준비하고 있는 교사가 2명”이라며 “교육부 지원 외에 학교에서 1억이 넘는 금액을 투자한 것에 비하면 아직 성과는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측에서 요구하는 영어능력 기준(GRE 성적 등)이 높아 5명이 선발됐으나 대사관 면접, 시‧도교육청의 유학휴직 승인 등을 받아 최종 입학허가를 받은 교사는 2명에 불과했다. 이 관계자는 “사업을 긴 안목으로 추진하려면 미국대학 수학기간 체재비 등 까지 세세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학교 간 협력으로 학기당 $4500 정도로 학비를 낮췄음에도, 교직경력 5~6년차의 평균연령 30대 초‧중반이 대부분인 교사들이 체재비를 부담스러워 한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관련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사업관리위원회’를 운영, 해당 대학들에 상시적 컨설팅을 제공하고 성과관리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올해 지원 대학은 사업에 신청한 9개 교대와 사범대를 대상으로 서면심사·발표심사를 통해 글로벌 교원양성 프로그램 운영계획과 역량 등을 종합 심사해 선정했다”며 “이 사업의 목적은 해외진출 교사 수 자체를 늘리는 것보다 국제화 연구․교육 활성화로 교원양성기관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