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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교단수기 당선 소감> 윤기는 지금 어떤 청년이 됐을까

윤기는 그 뒤에도 종종 수업하는 교실 앞문으로 빠끔히 두 눈을 보였다.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으면 방긋 웃으며 뒷걸음으로 자신의 반으로 갔다. 위험하다고 앞을 보고 가라 해도 모퉁이를 돌 때까지 뒷걸음을 하곤 했다. 이듬해 그 학교를 떠나 전근을 갔다. 일상에 바빠 윤기를 잊을 줄 알았지만 윤기는 쉽게 잊히지 않았다.

교육복지란 개념이 도입되고 상담교사, 학습부진아 특별지도 등이 진행되는 것을 보며 ‘윤기가 이런 혜택을 받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생각하는 나를 발견하곤 했다. 대학생 멘토가 집으로 찾아가 읽고 쓰고 셈하는 기본교육은 물론 학생들의 마음도 상담해 주는 것을 보며 윤기가 더 생각났다. 간식도 주고 숙제도 봐주고 재워도 주고 약도 먹여주는 돌봄 교실 프로그램을 보며 더 윤기가 안타까웠다.

‘윤기가 이 시절에 초등학교를 다녔더라면 키도 크고 살이 붙어 그 큰 눈이 살에 파묻힐 수도 있었을 텐데, 또 상담을 받아 다치고 아픈 그 마음이 치유될 수 있었을 텐데, 아이들 인권을 존중해 다 같이 밥을 먹게 하는 이 좋은 시절에 윤기가 다녔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나는 교육복지를 몸으로 느끼며 대한민국 교육을 더 신뢰하게 됐다. 한 아이도 놓치지 않고 품에 안으려는 교육정책을 보며 대한민국 교육을 더 믿게 됐다.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을 부모에게만 떠맡기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나서 바람직한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게 해주는 교육정책이 있어 참 다행이다.

이제 윤기는 청년이 되어 있을 것이다. 어디선가 음악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으면 좋을 텐데, 장가는 갔을까, 몸은 어떨까. 여러 가지 궁금한 것이 많지만 이 중 확실히 답을 아는 것은, 윤기의 자녀는 힘들지 않은 초등학교 시절을 보내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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