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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라이프&문화] 여름밤의 미스터리

무더운 여름밤의 온도를 낮추는 데에는 미스터리만한 것이 없다. 서늘한 분위기로 진행되는 이야기 속에서 가려진 진실을 하나씩 밝혀나가다보면 어느새 더위는 잊혀진다. 이번엔 비밀을 숨긴 두 편의 뮤지컬을 소개한다.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

 

1926년 독일, 저명한 심리학자 그라첸 슈워츠 박사의 대저택에서 화재가 발생한다. 다행히 네 명의 남매는 살아남았지만, 아이들의 보모인 메리 슈미트는 사건의 진실과 함께 사라져버리고 만다. <블랙메리포핀스>는 화재 사건을 중심으로 진실을 추적하는 심리 추리 스릴러다.

작품은 2012년 초연한 창작 뮤지컬로, 서윤미 극작 겸 작곡 겸 연출이 동화 <메리포핀스>를 모티브로 창작한 작품이다. 촘촘한 심리묘사와 강렬하고 중독성 짙은 음악 덕분에 7개 시즌을 거치며 대학로에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비틀어진 액자 속에 자리한 무대와 어둑한 조명, 상징적이고 미니멀한 안무는 작품 특유의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완성한다.

 

올해는 네 명의 캐릭터의 시선을 모두 따라가볼 수 있는 '올라운드' 버전을 선보여 기대를 모은다. 작품 중심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네 남매 각각의 시선으로 풀어낸 버전을 시리즈로 무대에 올리는 것. <한스 버전-메리포핀스 살인사건을 위한 변호> <헤르만 버전-모래사나이가 나오는 꿈> <요나스 버전-숲의 기억>부터 완결판인 <안나의 방>까지 네 편의 버전은 하나의 사건에 대한 각 인물의 심리 변화를 담아낸다. 네 남매의 과거와 현재, 의식과 무의식을 넘나드는 서사를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7월 17일~9월 6일

링크아트센터 벅스홀

 

 

연극 <언체인>

 

벽난로가 타오르는 지하실, 결박된 남자 '싱어'와 그를 추궁하는 남자가 있다. 정체를 드러내지 않은 남자 '마크'는 죄를 고백하라며 싱어를 궁지로 몰고간다. 대화가 진행되며 하나씩 드러나는 단서 끝에 마크의 실종된 딸 '줄리'에 대한 실마리가 드러난다.

 

연극 <언체인>은 제한된 공간 안에서 두 캐릭터만의 대화로 긴장감을 차곡차곡 쌓아나가는 심리 스릴러다. 딸의 행방을 쫓는 마크, 잃어버린 기억 속에서 사건을 되짚는 싱어는 서로를 의심하고 압박한다. 그 과정 속에서 기억과 진실이, 죄의식과 연민이 서로 교차한다.

 

작품 속에서는 장소도 이야기의 중요한 장치가 된다. 대화가 진행되는 어둡고 밀폐된 공간은 인물들의 상황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곳곳에는 인물들의 불안한 내면을 드러내는 소품이 배치되고, 일정한 간격으로 울리는 메트로놈 소리는 등장인물뿐 아니라 관객에게도 긴장감을 선사한다.

 

2017년 초연한 작품은 치밀한 심리 서사로 호평받았다. 올해로 네 번째 시즌을 맞는 이번 공연에는 새로운 연출가의 합류로 기대를 모은다. 연출가 이재준은 두 인물 사이의 미묘한 관계 변화, 밀폐된 공간이 만들어내는 심리적 압박을 자신만의 호흡으로 펼쳐낼 예정이다. 실종된 딸의 흔적을 찾아가는 마크 역은 배우 최호승, 양지원, 손유동이 맡는다. 기억을 더듬어가며 진실을 대면하게 되는 싱어 역은 최석진, 김기택, 박정혁, 강은빈이 맡는다.

 

6월 16일~9월 6일

대학로 YES24스테이지 2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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