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일반고 전성시대’ 기본계획을 발표했지만 기존의 교육부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을 크게 넘어서지 못한 데다 일반고와 무관한 교육감 지정 자율학교인 혁신학교 확대 방안 등이 포함돼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3일 ▲일반고 학교운영비 지원 확대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 ▲진로진학·직업교육 지원 강화 ▲학급당 학생 수 감축 ▲열악한 일반고에 30~40대 교사 우선 배치 ▲고입 배정 방법 조정 ▲전·편입학 제도 개선 ▲혁신학교 확대 등을 골자로 한 ‘일반고 전성시대’ 기본계획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계획의 가장 전면에 내세운 학교운영비 지원 계획도 뜯어보면 실상은 초라하다. 1억 원으로 학교운영비 지원 기준을 대폭 확대한다고 밝혔지만 교당 평균 1억이 아니라 ‘최대 1억’이다. 즉 교육부에서 교당 평균 5천만 원 지원하던 것을 차등 지원하고 여기에 일부 추가 지원하는 안이다.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과 진로진학·직업교육 지원 강화도 교육부의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 범위 내다. 교육부 방안에도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자율화·다양화와 진로직업교육 확대 방안이 있었다. 세부 내용도 대부분 중복된다.
학급당 학생 수 감축도 ‘교원수급, 재정여건 등을 고려’해서 진행한다. 시교육청에서 자체적으로 조정할 수 없는 교원 정원과 한계에 다다른 시교육청 재정 상황을 고려하면 자연적으로 이뤄지는 취학 학생 수 감소 수준일 수밖에 없다.
고입 배정 방법 조정과 전·편입학 제도 개선은 사실상 일반고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자사고를 겨냥한 내용이다. 자사고 전학 시기 제한, 입학 전형방법 개선, 자사고 운영 엄격 관리 등이 포함된다. 일반고가 아닌 자사고와 같은 자율학교인 혁신학교 지정·운영 확대도 일반고와는 무관하다. 특히 교육예산 잠식 요인 중 하나인 혁신학교 지원 예산을 늘리면 일반고 운영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자사고를 규제하고 혁신학교를 늘리는 계획이 일반고 살리기라는 주장이다.
이 때문에 한국교총은 즉시 논평을 내고 일반고 지원 빙자한 혁신학교 확대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혁신학교 확대가 일반고 살리는 대책인 냥 포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특혜학교인 혁신학교를 확대하는 것은 일반고에 대한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기존 교육부 정책을 답습한 계획에 대해서는 “새로울 것이 없어 아쉽다”며 “보여주기 식 대책에 머물지 말고 실질적 지원 예산의 확대편성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총은 또 “열악한 일반고에 3-40대 교사를 배치하면 다른 학교에는 20대, 50-60대 교원만 몰리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나이에 따라 교원전문성 및 능력이 현저하게 차이가 난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실험적 정책발상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