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참석은 최초…은사 모시고 각별한 축사
"스승에 대한 예우 잃으면 그 피해 사회가 받아
교원이 개혁 주체가 되고 존경 받도록 뒷받침 할 것"
안양옥 교총회장, ‘새로운 교원像’ 정립운동 제안
"대접받는 스승 아닌 솔선으로 지지받는 교권 필요,
학교협치 주체, 1교사1사회봉사, 국제 활동 실천을"
박근혜 대통령이 제34회 스승의 날 기념식에서 "오늘의 저를 있게 하고 지금의 대한민국이 발전을 이룬 것은 모두 선생님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교원이 존경받고 교육개혁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뒷받침 할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한국교총과 교육부는 15일 오전 11시, The-K호텔서울 거문고홀에서 제34회 스승의 날 기념식을 공동개최했다. 전국 각지에서 초청된 모범교원과 훈·포장자 및 표창자, 교육계 원로, 정부 인사, 시도교총 회장 등 400여명이 자축과 새로운 다짐을 나눈 뜻 깊은 자리였다.
특히 이날 기념식은 스승의 날이 1982년 정부기념일로 부활된 후 대통령이 처음 참석했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의미가 컸다. 대통령이 스승을 만나러 청와대 밖으로 나온 셈이고, 실제로 박 대통령은 중?고교 시절 담임이셨던 두 분의 은사를 모시고 뜻 깊은 자리를 마련했다.
박 대통령은 최초의 스승의 날 기념식 참석 의미를 담아 각별한 축사를 전했다.
"오늘은 제 중·고교 시절 은사님 두 분께서 함께 해 주셨다"고 소개 한 박 대통령은 "학창시절 저를 가르치고 이끌어주신 은사님이 계셨기에 미래의 꿈을 꿨고 소신과 원칙을 버리지 않는 삶을 살아 올 수 있었다"고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오늘의 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것도 자라나는 세대에게 지식과 용기, 희망을 심어주며 수많은 인재를 길러준 선생님이 계셨기 때문"이라고 높였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앞으로 정부는 선생님이 존경받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고 자긍심을 갖고 교육개혁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해 박수를 받았다. 이어 "과거 우리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 엄격한 교육풍토를 지켰고 그 스승에 대한 존경심이 제자들의 인성, 인격을 닦아나가는데 큰 영향을 줬다"면서 "스승에 대한 존경과 예의를 잃는다면 그 피해는 우리 사회에 고스란히 돌아온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한 저성장, 저고용, 고령화 위기도 교육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활로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하나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창조적 인재 한사람이 인류의 삶을 변화시키는 창조경제, 지식정보화 시대"라며 "풍부한 창의력과 상상력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 시대의 도전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교육이 이처럼 근본 변화를 이끌어내고 우리 학생이 스스로 행복의 길을 찾으며 창의성과 배려심을 갖춘 성인으로 자라나도록 선생님들이 힘써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박 대통령은 "최근 북한의 도발적 행동과 공포정치가 알려져 국민 사이에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사회가 중심을 잡으려면 선생님들의 역사관과 교육관,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자유민주주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애국심이 뒷받침 될 수 있도록 하는데 교육현장의 선생님이 중심이 돼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축사에 앞서 박 대통령은 고상구 제주 중앙여고 교사, 박등배 인천남고 교장 등에게 홍조·녹조·옥조 근정훈장과 근정포장, 대통령표창을 각각 수여했다. 또한 교총 현장교육연구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이경진 경기 은여울중 교사에게 직접 상장을 전수했다.
첫 대통령 참석을 박수로 환영한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은 기념사에서 대접받는 스승상이 아니라 스스로 자긍심과 교권을 높이 세우는 ‘새로운 교원상’ 정립운동을 제안해 주목을 받았다.
안 회장은 "대한민국은 광복 70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선진국들도 부러워하는 교육강국으로 발전했고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 교원들을 국가건설자로 칭송했다"며 "그러나 이런 긍정적 평가에도 우리 사회와 국가는 새로운 시대에 부응하는 교원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 스승의 날을 맞아 모든 선생님이 지향해야 할 새로운 교원상을 제안드린다"며 50만 교원의 자발적인 동참을 호소했다. 이어 학교, 사회, 세계를 향한 새로운 교원상을 제시했다.
먼저 학교 속에서는 "교육공동체간 대립과 갈등을 신뢰와 협치구조로 변화시키는 주체가 되자"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 "사제동행을 넘어 학부모와 한마음 한 뜻이 되는 사모동행을 실천할 때 학생을 위한 교육의 총합이 이뤄질 것"이라며 "진정한 교권은 제도와 법에 의해서가 아니라 학교문화의 전환을 통해 확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학사모일체운동’을 전개해 갈등이 신뢰로 바뀌어야 교권침해가 예방되고 교육위기도 극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아울러 교원이 앞장서 물질적 촌지문화를 배격하고 마음의 감사편지쓰기 운동을 전개함으로써 제자, 사회, 국민의 동참을 끌어내자고 요청했다.
학교에만 머물지 않고 사회 참여활동도 적극 전개해 신뢰받는 교원상을 만들 것도 제안했다. 안 회장은 "이제 교원과 사회와의 동행이 요청되고 있다"며 "‘1교사 1사회 봉사활동’ 등을 펼친다면 그 자체로 인성교육일 뿐만 아니라 스승존경 풍토조성에도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학교, 사회를 넘어 세계화 시대에 부응하는 진취적인 대한민국 교원상도 제시했다. 안 회장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대한민국 교원들이 세계 각국으로 나가 그 경험을 쌓고 돌아와 우리 교실을 세계 속의 교실로 만드는 주체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안 회장은 끝으로 "대통령을 모신 최초의 스승의 날 기념식을 계기로 대한민국 교원들의 위상과 자긍심 회복의 획기적 전기가 마련되기를 소망한다"며 기념사를 마쳤다.
나아가 교육계 안팎에서는 대통령 참석을 계기로 그간 자조적인 분위기에 스승의 날 행사조차 열지 않는 학교가 다시 교문을, 감사의 마음을 활짝 열기를 기대했다. 안양옥 회장은 "내년 스승의 날부터는 자긍심을 갖고 스승의 날 행사를 열어 스승과 제자, 학부모가 감사의 마음을 나누는 축제가 돼야 한다"며 "그것이 학교 교육력을 높이는 길"이라고 말했다.
언론과 사회도 촌지 등 부정적 이미지만 부각시킬 게 아니라 미담 등을 발굴해 긍정적 문화 확산에 기여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이를 위해 누구보다 시도교육감들이 분위기 조성에 협력해야 한다는 주문도 높다.
한편 이날 기념식에는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김민하 세계일보 회장, 김학준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 김성주 대한적십자 총재, 곽병선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이규택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 박덕수 한국초중고교장총연합회 이사장, 김원기 한국국공립중학교장회 회장, 신상인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회장, 이승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 김승환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 김영식 금오공과대 총장, 가수 윤형주(한빛기획 대표) 씨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