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 운영
‘행복정원 만들기’ 학교서 인기
협력·소통 통해 정서 안정 효과“미니 알로에 심는 게 게임보다 재밌어요.”
5일 서울신대림초에서 진행된 ‘행복한 정원 만들기’ 행사에 참여한 4학년 학생들이 알로에를 직접 화분에 심으며 두 눈을 반짝인다. 장래희망이 프로게이머라는 한 학생은 평소 게임에 누구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데 오늘 만큼은 조그마한 미니 알로에 화분 심기가 더 재미있다는 반응이다.
최근 일부 서울 초등교에서 원예활동을 통한 인성교육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늦은 가을 교정에서 ‘인성나무’를 심으며 저마다 예쁘고 고운 색깔의 꿈을 물들이고 있다는 평이다.
사단법인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회장 조원근)가 ‘행복한학교재단’ 지원을 받아 올해 처음 시작한 ‘행복한 정원 만들기’ 행사로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서울 5곳 초교에서 700여명 학생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아이들에게 바른 인성과 안정된 정서 함양에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취지다.
5일 신대림초 행사에서도 그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교정 한 켠에 마련된 등나무 탁자에는 4학년 1~2반 학생 48명이 옹기종기 모여 원예치료사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교육을 진행한 원예치료사들은 식물관련 동화 구연, 식물과 일상생활을 빗대어 ‘관계’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하는 등 아이들의 흥미를 이끌어내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폈다.
오전 10시40분 시작해 오후 12시10분까지 1시간 반이 소요된 프로그램이었지만 누구 하나 지루해하거나 딴청 피우지 않고 즐거운 표정들이었다.
이 과정을 지켜본 협회 간사는 “아이들이 식물을 손수 다루면서 생명의 신비를 느끼게 됐고, 일종의 성취감과 애착감이 형성돼 정서가 안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식물들을 ‘반려식물’이라고 지칭하며 아이들의 인성과 정서 함양의 동반자로 충분하다는 예찬론을 폈다.
그도 그럴 것이 협회는 지난 2011년부터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국고 지원을 받아 ‘위기청소년을 위한 원예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효과를 본 터라 반려식물의 긍정적 효과를 확신했다.
이날 교육을 담당한 원예치료사는 아이들에게 직접 심은 미니 알로에 화분에 자신의 이름을 표기한 이후, 반려식물의 이름을 지어주고 자신의 장래희망도 함께 기입해달라고 했다.
아이들은 저마다 ‘미니보라’, ‘럭키’, ‘활짝이’, ‘초록이’ 등 개성 넘치는 이름을 지어주고 애정 어린 눈빛을 보였다. 또 장래희망에 대해서도 ‘행복한 축구선수’, ‘즐거운 푸드스타일리스트’, ‘세계 1등 배드민턴 선수’, ‘정의로운 검사’, ‘더 발전하는 과학자’, ‘고양이 사육사’ 등 예쁜 꿈을 담았다.
송성호 행복한학교재단 총괄팀장은 “흙을 만질 수 있는 활동이 정서와 인성 함양에 좋은데도 부모님들이 맞벌이로 바빠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프로그램은 같은 반 친구들과 함께 하며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게 해줘 더욱 좋은 면이 있는 것 같다”며 “내년에는 방과후학교 등을 통해 대중화를 모색해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