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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현장전문교사' 부작용을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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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02.05.27 00:00:00
정부가 교사자격증이 없는 전문 직업인을 '현장전문교사' 형태로 임용하겠다는 발상은 전문기술의 학교이입과 교직사회 경쟁력 제고라는 이상에도 불구하고 그 부작용이 우려된다.

학교는 단순한 지식의 전달 뿐 아니라 학생의 발달단계에 따른 인성교육이 중시되는 곳이다. 지적인 기능을 소지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검증되지 않은 인사가 교사로 채용될 경우 가뜩이나 학교폭력 등으로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는 인성지도의 부실화가 우려된다.

교육의 질적 저하도 걱정스럽다. 교사의 처우나 근무여건이 민간 부문에 비해 열악한 현실을 고려할 때, 과연 얼마나 우수한 전문인력이 교직으로 유입될 지 의문이다. 교직의 유인가가 크지 않은 상태에서 섣부른 제도 개방은 오히려 질 낮은 실업인력들의 구제책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범대 졸업자의 임용적체 현상 역시 우려된다. 이 순간 수많은 예비교원들이 정부의 무분별한 양성정책의 희생자로 거리를 배회하고 있다. 정부는 최대한 정규교사 자격증 소지자를 활용하려는 노력이라도 해야 한다. 이번에 도입 예정인 컴퓨터, 검도, 볼링, 스포츠 댄스 같은 분야들은 기존의 교사대 졸업자 중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혹은 양성기관에 재학중인 예비교원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도 강구할 수 있을 것이다.

전문직업인의 교직입직 기회확대는 현행 제도의 공과를 충분히 검토한 후 결정해야 한다. 현재 공업계 고등학교나 특성화고교의 경우 산학겸임교사제 등이 시행되고 있다. 과연 이러한 제도가 교육의 질 향상에 얼마나 도움이 되고 있는지 냉철한 분석이 전제되어야 한다.

학교교육이 교육수혜자인 학생의 인생과 장래에 미치는 결정적인 영향을 고려할 때 국가는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교육을 공급할 책무가 있다. 교사의 경우 교육의 성패에 미치는 영향이 결정적이기 때문에 국가가 인정하는 자격증제를 운영하는 것이다. 학생과 학부모가 선택하는 사설학원이나 사회교육기관과는 엄연히 다른 것이다.

정부는 7차교육과정의 시행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여건이 조성되지 못하면 도입하기 어려운 것이다. 무리한 정년단축 등으로 교원수 부족사태를 야기하면서 많은 교원을 필요로 하는 7차 교육과정 운운하는 것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이다. 제도를 위해 교육의 질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현장전문교사제는 시급을 다투는 사안이나 정규양성기관을 통하여 충원될 수 없는 최소한의 분야에 국한되어야 한다. 교원수급은 단순한 숫자 채우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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