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주요 언론에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의 학업성취도수준을 국제비교 평가(PISA 2003 : Proge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 2003)한 내용의 기사가 보도된 적이 있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30개 회원국과 11개 비회원국 등 총 41개국의 만15세 학생 28만명을 대상으로 4개 부문(읽기, 수학, 과학, 문제해결능력)에 대한 학업성취도 평가를 실시하였는데 우리나라 학생들은 읽기 2위, 수학 3위, 과학 4위를 차지하였으며, 2003년에 처음 실시된 문제해결능력 평가에서는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업성취도 국제비교 평가(PISA)는 3년 주기로 실시되며, OECD의 철저한 관리 하에 이루어지고 각국의 교육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제공된다. 우리나라는 2003년 6월, 무작위로 선정한 151개교에서 5612명의 학생들이 PISA 평가에 참가했었다.
그 동안 우리나라 교육의 취약점이 입시위주의 교육이거나 교사 중심의 주입식교육이라 하여 많은 비판을 받아 왔던 바, 문제해결능력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2004년 12월에 발표된 PISA 2003의 평가 시기는 2003년 6월이었으며, 측정 대상은 만 15세의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대부분을 차지했었다. 이들이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1997년부터 우리나라는 교육정보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였으며, 2000년도에는 전국의 모든 초·중등학교에 학생용, 교원용, 교실용 컴퓨터 보급과 더불어 교육정보망 구축이 완료되어 각급 학교의 교실에서 인터넷을 교수-학습활동에 자유로이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1998년 IMF 기간 동안에도 교육정보 인프라 구축 사업은 부분적이었지만 중단 없이 추진해 왔었다. 따라서 PISA 2003 평가에 참가한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초등학교 상급학년인 4학년부터 중학교를 거쳐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ICT(정보통신기술)를 활용한 교육을 받아온 셈이다.
정보통신기술 활용 교육에서 강조하는 교육 활동은 인터넷을 활용하여 정보를 탐색하여 목적에 알맞게 가공하고, 관리하고 활용하는 것으로 긍극적으로는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창출하여 널리 공유하게 하는 일련의 교육활동이다.
구체적으로는 일상생활이나 학습문제 해결에 유용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수집, 가공,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기르는 교육활동이다. 이러한 정보를 활용하는 일련의 교육 활동 속에서 학생들은 문제해결능력과 창의력을 신장시킬 수 있으며, 정보를 찾아 활용하고 공유하면서 상호 협력하는 교육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PISA 2003의 평가 결과 우리나라 학생들의 문제해결능력이 1위를 차지한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다. 구체적으로 연구한 결과는 아니라 하더라도 이는 수준별 교육과정 운영을 핵심으로 하고 있는 제7차 교육과정의 현장 적용과 그 동안 꾸준히 추진해 온 교육정보화 사업의 성과가 아닌가 생각된다.
우리나라 교육정보화 수준은 인프라뿐만 아니라 교사들의 ICT활용 능력에 있어서도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주최하고 싱가포르에서 개최된'제1회 ICT(Info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선도교사 세계대회'에서 부산의 한 중학교 교사가 대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대회에 참가한 각국의 교사들이 한국의 ICT활용 교육에 대하여 지대한 관심을 표시한 바 있다.
교육정보 인프라뿐만 아니라 교사나 학생들의 정보활용능력은 교육 선진국의 교사나 학생들과 비교하더라도 결코 뒤지지 않은 실력을 갖추고 있으며, 오히려 이제는 OECD 선진국의 ICT활용 교육을 선도하고 있는 수준이다.
이제 교육정보화를 통한 교단선진화는 창의력과 문제해결능력 신장뿐만 아니라 공교육을 내실화하고, 교육의 효과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사업으로 정보통신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과제가 되었다.
아울러 2004년부터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e-Learning 지원체제 구축, u-Learning 연구학교 운영 등의 사업은 정보통신기술 활용 교육을 한 단계 높은 차원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것으로 학교-가정-지역사회의 연계를 통한 교수-학습활동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고, 보편성 교육과 수월성 교육을 추구함과 동시에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평생학습사회 구현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
그 동안 교육정보화 사업에 많은 예산이 투자되었으며, 투자 대비 성과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들도 많았던 게 사실이나 교육은 경제 논리로 설명할 수 없으며 단시일 내에 성과를 얻고자 할 경우 많은 부작용이 있어 왔음을 보아 왔다. 이제 조급함을 버리고 우리 교사와 학생들을 믿고 차분히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한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