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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기획좌담> 디지털시대의 교과서 정책과 활용

참석자=▲김순한 경기 왕곡초 교사 ▲조미라 서울 강덕초 교사 ▲박형곤 서울대사대부설중 교사 ▲김화중 서울 언남고 교사 ▲조재완 경기근명여자정보산업고 교사 ▲사회=조흥순 교총 교육정책연구소장 직무대행


*조흥순=최근 역사교과서 검정을 둘러싼 논란이 빚어지면서 교과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됐습니다. 정부는 이번 역사 교과서 파동으로 검인정 체제에 대한 재검토도 시사하고 있습니다. 학교 수업에 직접 사용되는 교과서는 교육과정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과서에 대한 인식, 그리고 교과서 정책과 활용상의 문제들을 짚어보고, 디지털시대에 적합한 교과서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논의했으면 합니다.

*조재완=교과서는 수업과 학습결과에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교사가 교과서를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 수업의 질이 분명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교과서 자체가 수업에서 절대적인 권위를 갖는 것이 아니고 교사가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달려 있다는 뜻입니다.

*김순한=교과서가 교수학습자료의 하나일 뿐이며 수업목표의 최종점이 아니라고 말은 하지만, 실제 수업은 교과서의 틀을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교과서가 교육과정의 내용들을 수록하고 있기 때문에, 교과서를 완전히 탈피하기보다는 교과서를 수업 실제에 맞게 재구성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교사뿐만 아니라 학생, 학부모 모두가 교과서에 대한 인식의 전환없이 무조건 교과서를 벗어나라는 식은 곤란합니다.

*조미라=교과서 정책이 올바르게 나아가려면, 교과서 발행정책, 내용, 교사.학생.학부모의 학습관에 대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과서 발행정책은, 국정에서 검 인정으로 가고 있는데 자유발행제를 주장하기도 합니다만 교직 내부에서 자율화 요구가 좀더 높아질 때 교과서 자유발행제의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김화중= 교과서만을 고집하는 이유는 시험제도와도 상관이 있습니다. 학교 시험에서는 교과서외 출제를 금지하고, 수업교재에서만 출제하도록 하고 있죠. 교사가 나름대로 교수학습자료를 만들어 가르칠 수는 있지만, 시험 출제를 금지시키기 때문에 교과서에 안주하게 만듭니다. 7차 교육과정에서 선생님들 나름대로 교육과정 재구성의 기회가 주어졌지만, 대학 입시에 부딪히면 의미가 없습니다.

*조미라=획일화의 원인은 국정·검인정이라는 교과서 정책과 평가제도의 상호작용에 있는 거죠. 국정이나 검인정 교과서정책으로 교육내용과 환경까지 미리 정해두고 그러한 교과서의 독점적인 지위를 시험이 보장해 왔던 것이 문제입니다. 교사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없습니다. 교과서 개발에 대한 저투자 정책도 문제입니다. 출판사의 경우 교과서의 질 향상을 위한 투자보다는 검인정 통과에 주력할 가능성이 큽니다. 교과서 자유발행제를 하게 되면 출판사에만 유리해질 수도 있습니다.

*김순한=교과서 개발비용이 질적 향상보다는 교과서 외형에 치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미국과 일본 교과서를 보니 지질이나 색채 등이 우리 나라 교과서보다 현저하게 떨어져 있었어요.

*박형곤=제7차 교육과정에서 사용하는 교과서 개발비용이 3천만원 정도로 알고 있는데, 이건 너무 저렴합니다. 사진 삽화 비용도 따로 책정되어 있지 않은데, 요즘 신문사의 사진은 최저 5만원이고 박물관은 30만원인데, 교과서 페이지마다 거의 사진 한 장씩은 실려 있습니다. 교과서 개발비 절반이 사진 값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김순한=교과서 개발비용이 질적인 측면에 맞추어 적정하게 책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조미라=교과서만으로는 사회의 동태적인 변동을 반영하지 못하고 창의적 사고력을 유발하기 어렵습니다. 단순한 사실이나 정보를 전달하기보다는 원리와 방법을 가르칠 수 있는 교과서 내용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과서 외형면에서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손색이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신세대들에게 익숙한 이미지를 표현하기에는 부족하고 교과서 이외의 자료 활용을 규제해왔던 것이 문제라고 봅니다. 교과서 발행 예산 확대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조재완=주교재를 보충하거나 심화할 수 있는 교재가 미흡합니다. 아무리 좋은 주교재라고 해도 그것 하나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사회의 정보화 인프라가 확장되면서 교과서도 단행본 이외에 음반, 영상 등의 보완교재를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합니다.

*박형곤=교과서 개발비용은 다른 사회 인프라 구축비용에 비교하면 형편없이 낮은 수준입니다. 미래를 이끌어갈 학생들을 교육시키는 자료를 개발하는 일에 실질적인 투자를 늘려야 합니다. 1학생 1교과서라는 개념보다는 학교의 자료실에 비치해두고 필요할 때 그 부분만 가져다보는 교과서 형태로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6차 교육과정부터 교사들이 교육과정 편성권을 명목상으로나마 인정하게 되었고, 7차부터 자율의 폭이 확대되었습니다. 교사양성기관에서 교육과정 편성 운영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야 합니다. 사대에서 교재개발연구를 3학점 이수하는데 그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나의 교과서를 갖고 가르치는 것을 전제로 교사 양성과 신임교사 연수가 이루어지고 있는 거죠.

*조흥순=교과서에 대한 인식을 바꾸려면 교사양성과정, 교사연수부터 개선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초 중학교는 입시 부담이 덜하지만 고등학교에서 교과서를 벗어나 재량껏 수업을 하는 것이 힘들 것이라 보는데, 어떤가요?

*김화중=영어과의 경우, 다루고 싶은 것도 많고, 말하기 듣기 능력을 갖춘 선생님들이 많지만 수능시험 대비가 최우선 과제입니다.

*김순한=학교 수업에서 다양한 내용을 다루지 못하니까 학부모들이 학원에 보내는 것입니다. 외국인과 의사 소통을 잘해도 시험 성적은 별로 좋게 나오지 않는 것 같은데, 시험의 문제는 아닌가요?

*김화중=교과서 개발은 대부분 예전의 교과서를 답습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세계화 시대에 필요한 능력을 길러주는 교과서 개발이 필요합니다.

*조재완=그나마 교수학습방법의 변화가 교과서의 부족한 부분을 상당히 채워줬다고 생각합니다. 7차 교육과정의 핵심은 자기 주도적 학습인데, 그것이 교과서에 반영되어 있습니까? 교과서를 워크북 형태로 만들든지 해서 자기 주도적 학습에 도움이 되어야 합니다. 저는 나름대로 여러 가지 교재를 편집해서 가르치기는 하지만, 여러 선생님들이 각 반을 나누어서 가르치다 보니 교과서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김순한=교과서 체제는 내용보다 원리 방법 중심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그리고 선행되어야 할 것이 학부모와 선생님의 인식 전환입니다.

*김화중=교과서뿐만 아니라 컴퓨터와 인터넷에는 많은 내용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더 앞서갑니다. 교과서를 디지털화해서 개방적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컴퓨터를 활용한 수업, 책으로만 이루어지지 않은 수업이 필요합니다.

*조재완=검정 교과서의 경우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모두 검정 통과되는 것이 아니라 검정 합격시킬 종수를 결정합니다. 예컨대 여덟 종류의 교과서를 합격시킨다든지 해서 미리 정합니다. 출판사는 혁신적이고 새로운 교과서를 만들려고 하기보다는 등수 안에 드는 데에 관심을 둡니다. 기존의 방식을 따르지 않는 교과서는 탈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박형곤=국정 교과서는 무조건 나쁘다는 선입관은 버려야 합니다. 국정 교과서의 문제는 한 종밖에 개발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국정 교과서도 지역이나 학교의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여러 종으로 개발하면 좋겠습니다. 현재 집필진의 성향도 알 수 없는 교재가 난무하고 있는데, 이에 비하면 국정 교과서를 더 신뢰할 수 있습니다. 교과서 검정 절차를 철저하게 준수해야 합니다. 검정위원 공개는 하지 않더라도, 검정 과정의 내용을 소상하게 밝혀야 교과서 수정 보완에 원활한 피드백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검정 과정에서 수시로 수정 보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하며, 현장 검토도 하고 있으나 그 기간이 한달 정도로 너무 불충분합니다. 이번 역사교과서 파동의 경우에도 관련되는 전문기관의 검정을 받고 의견을 구했더라면, 교과서 내용 시비가 빚어지지 않았을 겁니다. 관련 학회, 전문연구기관 혹은 교원단체 등이 교과서 검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조재완=주5일 수업제, ICT 활용이 전면화되는데, 이를 위한 교과서 재구성이 먼저 이루어져야 합니다.

*조흥순=근본적으로 교과서 문제는 교육과정 정책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데서 기인하는 것이 아닐까요?

*박형곤=현재 교육인적자원부에 교육과정과 교과서를 담당하는 인력이 현저하게 부족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교과별로 1명 내지 2명이 초·중·고 전체를 담당하고 있으니, 하지 말라는 이야기와 같습니다. 교육과정 전면 개정에 따른 고비용 문제가 발생합니다. 모든 교과를 일시에 개정하다보니,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교육과정을 수시 개정하는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김순한=사실 그 동안 교육과정의 차수만 올렸을 뿐이지 별로 변화가 없다가 이번 7차에서 대폭 바뀌었다고 봅니다. 교육과정을 적용하는 교사들의 자세도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고등학교에서는 7차에서 선택중심 교육과정을 도입하게 되어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실제로는 별로 변화가 없는 것 같은데요.

*김화중=고등학교는 7차 교육과정을 적용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못합니다. 학생들이 신청한대로 수업을 개설하기까지는 너무 요원한 일이죠. 교과교실과 교사의 부족. 순회 교사 지정 등의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조흥순=교육과정정책 담당자들이 학교 현실을 무시한 발상이죠. 기본적으로 학교에서 수용할 수 없는 체제인데, 학교에서 모든 책임을 지게 만듭니다. 실제로 7차 교육과정 연구에 참석했던 교수들도 비판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조재완=전자교과서와 ICT 교육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전자교과서의 도입에서 정착까지 5∼10년은 걸린다고 하는데, 지금부터 교과서와 지도서의 한 부분이라도 전자교과서를 활용한다든지 해서 디지털시대를 준비해야 합니다.

*박형곤=다양한 멀티미디어 자료를 포함하는 전자교과서에 대해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이것도 하나의 교수학습자료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자교과서가 텍스트 교과서를 대체할 수 있습니까?

*조재완=ICT가 도입되면 모든 것이 바뀐다는 생각은 오해입니다. 전자교과서가 보급되더라도 기존의 텍스트 교과서와 교사-학생의 상호작용을 통한 수업을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전자교과서는 좀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교수학습자료의 하나인 거죠. 물론 IT 전문가들은 정보통신기술이 교육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지만, 우리는 정보통신을 어떻게 교육적으로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박형곤=전자교과서가 실제 수업을 크게 변화시키지는 않을 것입니다. 교실 수업은 정책입안자들이 인식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조재완=학생들은 이미지 정보화가 되어 있지 않은 교과서에 흥미가 떨어진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물론 이미지이든 텍스트이든 학생들이 교과서를 어떻게 인식하느냐는 것은 교사가 해야 할 일입니다. 교사가 창의적인 노력을 하면 그 교과서도 창의적인 교재가 됩니다. 문제풀이 형태의 교과서는 21세기에 필요없는 교과서입니다.

*김순한=교육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교육정책을 주도하고 교육전문직의 의견 개진 기회가 너무 적은 것 같습니다.

*박형곤=교육전문직이 정책입안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어 문제입니다. 교육인적자원부에서는 학교 현장의 모든 교사들에게 컴퓨터가 보급되어 있는데 왜 ICT 활용 수업이 제대로 되지 않느냐고 말합니다. 그러나 학교에 비치된 컴퓨터의 절반 이상은 교수학습자료 제작에 활용할 수 없는 구형 컴퓨터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조흥순=교과서 활용, 내용, 편집 방향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까요.

*박형곤=국가수준 교육과정, 시 도 및 지역교육청 교육과정, 학교 교육과정으로 구분할 때 학교현장에 가까울수록 더 자세하고 세분화된 교육과정이 필요한데 현재는 거꾸로 되어 아래로 갈수록 내용이 부실합니다. 교육과정에 근거하여 교사들이 필요한 자료를 갖고 수업을 해야 하는데, 국가수준 교육과정 이하의 중간 단계 지침들이 비어 있는 상태입니다. 이런 현실에서 주된 형태의 교과서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교사가 모든 것을 알아서 가르칠 수는 없는 거죠.

*김순한=교사 스스로 동료 교사들을 신뢰하는 풍토도 교과서 활용에 중요하다고 봅니다. 국가에서 만든 교과서 말고도 현장교사들이 만든 교수학습자료가 무수히 많지만 별로 활용하지 않습니다. 교사들이 밤낮으로 노력해서 만든 CD 자료들이 현장에서 그냥 사장돼버려 안타깝습니다.
교사가 제작한 자료를 신뢰하고 활용할 수 있는 풍토로 가야 합니다.

*박형곤=교사가 교육과정 연구에 매달릴만한 유인책이 전혀 없습니다. 교과서 하나만 가르치는 교사나 여러 가지 교재 연구해서 가르치는 교사나 차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연구 시간도 부족하고, 보수나 승진상의 우대도 없습니다. 물론 교직이 일반 기업체와는 다른 전문분야이기는 하지만 노력하는 교사를 인정하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김화중=고등학교에서 보면 한 교과에 발행되는 여러 교과서가 있으나 교과서의 수준이 모두 같지 않습니다. 무책임하거나 영세한 출판사도 많습니다. 어떤 교과서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교사의 편의, 학생의 편의가 달라집니다. 급기야 3학년 학생들이 3월에 교과서 바꾸는 일도 생깁니다. 이런 일은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해도 부실한 교과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교과서 채택 범위를 넓히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선생님들이 교과서 선택의 중요성과 책임감을 인식해야 합니다.

*박형곤=교과서 발행 업체에 대한 자격 심사도 있어야 합니다. 군소업체들이 교과서 내용만으로 통과받지만 후속 작업에 소홀할 때도 간혹 있습니다. 우리 나라 현실에서 아이들이 참고서가 없으면 공부하기 힘들지만, 이들은 참고서를 만들어 내지 않고 심지어는 판권을 판매하기도 하더군요. 저도 중간에 교과서를 바꾼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용 중에 문제점이 발생하면 중간에 바꾸기도 힘들고, 애로점이 생깁니다.

*김순한= 프랑스에서는 교과별 교육위원회를 구성해서 교과서를 심의하고 학교별로 선택한다고 합니다. 학교단위에서 교재 선택시에 참여하지 못한 선생님들은 불평 불만이 많습니다. 이것도 책이냐 등 말이 많습니다. 6차 초등학교 영어교과서의 경우, 학교에 교과서 선택권이 있었으나, 이에 참여하지 않은 선생님들이 교재에 대한 혹평과 불만이 많아지자 7차때는 아예 국정 교과서로 정해 버렸습니다. 교사들이 서로 신뢰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렇지 못했던 예입니다. 국정으로 정해지니 불만이 없어졌습니다.

*조재완=실업계 고등학교에서는 실습이나 전문교과의 경우 교과서를 잘 활용하지 않는 편입니다. 이런 교과들은 시대 변화에 앞서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죠. 교과서에 비해 참고서가 훨씬 잘나오는 편이어서 부교재나 특별교재로 수업하는 것이 낫더군요. 그리고 교과서 출판사들이 책임감을 갖고, 시기 적절하게 특정부분을 전자 교과서로 바꾸는 등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조흥순=대안교과서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지요.

*박형곤=학교에서 사용하는 자료는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봅니다. 다양한 시각을 보여주는 자료를 많이 활용하는 것은 좋지만 무분별한 사용은 문제입니다. 원칙적으로 학부모들이 문제삼아야 할 부분입니다.

*조재완=국가수준의 교육과정을 만들면서 각 수준에서 필요한 목표를 충족시키는 범위에서 인정을 받아 사용하는 인정제의 확대가 필요합니다. 일정 조건이 되면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조미라=제 생각에는 국민공통과목에 관해서는 검인정 교과서를 사용하고, 기타 과목에서는 인정을 받아서 사용해야만 합리적이라고 봅니다. 기술, 컴퓨터, 예체능 교과 등의 경우 전자교과서 형식으로 학년별 혹은 학년 개념없이 다학년 교과서 형식으로 개발해서 사용해도 좋을 것 같아요.

*박형곤=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교사가 교재를 만들어 쓰고, 문제가 발생하면 각 주 교육위원회에서 징계를 주기도 합니다. 업에서 다룰 교육내용과 성취기준을 지금보다 더 상세하게 교육과정에 제시하면 교사가 만드는 교재도 충분히 활용 가능하지만, 현재는 그만한 내용과 기준이 없습니다. 그 역할을 하는 것이 교과서와 교사용 지도서라고 할 수 있겠지요.

*김화중=중심 뼈대는 검인정 교과서 수준으로 채택하고, 검인정을 완화한 상태에서 어떤 교과서 평가 체제를 마련하는 것이 좋을듯 합니다.

*조흥순=교과서 자율 발행을 허용하되, 발행된 교과서들을 모두 평가하여 그 결과 정보를 학교에 제공하는 방식의 자유발행제는 어떤가요.

*박형곤=우리 나라의 교과서 정책에서는 아직 시기 상조라고 봅니다. 초.중등교사, 대학 교수 또는 전문연구기관의 교과서 개발 의지는 미약한 반면에, 영리적인 출판사에서는 교과서와 참고서 개발에 적극 참여하려고 합니다. 만약 자유발행제가 확대되면 대다수의 출판사가 모두 달려들어 과당 경쟁이 될 것이고, 그것을 수습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조미라=국가 주도보다는 자유발행제도 바람직하다고 보며, 다만 교과서의 질을 평가하고 결과를 공개하는 절차가 반드시 전제되어야 합니다.

*조흥순=교과서가 갖는 상징성이 교육의 실제를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책걸이를 해왔듯이 오늘날에도 교과서만 갖고 수업하는 것이 당연시됩니다. 그러나 디지털시대를 살아갈 미래 세대에게 창의적이고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도울 수 있는 교과서를 만들어 주어야 할 책임도 큽니다. 교과서의 혁신, 그리고 교사들이 교육 상황에 맞게 교과서를 재구성하는 수업을 기대하면서, 교과서정책의 방향은 현장교사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데에서 출발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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