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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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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시험의 때 잘 넘기도록 해야

오늘은 11월 첫 놀토입니다. 아침에는 검은 구름으로 덥혀있습니다. 삼일째 검은 구름이 햇빛을 가립니다. 그러기에 기분 잡치기 쉽습니다. 그나마 비가 올 것 같지 않으니 그것으로 위안 삼고 하루를 열어갔으면 합니다.

아무리 구름이 하늘을 가린다 해도 그 위에는 찬란한 햇빛은 빛나고 있습니다. 기죽지 않습니다. 포기하지 않습니다. 안달내지 않습니다. 세상을 향해 비쳐줍니다. 위대한 해는 역시 다릅니다. 큰 해는 역시 변함이 없습니다. 큰 해는 언제나 빛을 잃지 않습니다. 큰 해는 하루도 멈추지 않습니다. 구름이 잠시만 가린다는 것을 압니다. 구름을 겁내지 않습니다.

우리도 해처럼 아무리 우리 앞은 가로막는 장애물이 있다고 하여도 기죽지 말아야 합니다. 좌절하지 말아야 합니다. 하는 일 멈추면 안 됩니다.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해와 같이 열심히 자기 할 일을 해야 합니다. 자기 일을 끝까지 해내야 합니다. 장애물은 잠시입니다. 장애물 겁나서 하는 일 그치면 안 됩니다. 그래야 해처럼 큰 인물이 됩니다. 그래야 해처럼 변함없는 위대한 인물이 됩니다. 그래야 많은 사람들에게 유익을 주는 빛나는 인물이 됩니다.

저녁 5시부터 마지막 보충수업이 진행됩니다. 요즘은 이 시간만 되면 어둑합니다. 교무실은 조용합니다. 시간 보내기가 제일 어중간합니다. 그래서 ‘고난은 검은 옷에 싸인 보물’이라는 글을 읽었습니다. 거기에는 A.B. 심슨의 말이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보석은 흔히 거치른 짐 속에 넣어 검은 옷을 입은 하인을 시켜 우리에게 보내진다. 그러나 그 안에는 왕궁의 보물과 신랑이 주는 사랑의 선물이 들어 있다”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거치른 짐 속에 넣어 검은 옷을 입은 하인에게 보내진 보석이 바로 고난 속에 감추어진 선물이라고 합니다.

지금 학생들에게는 고난의 때가 다가오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깝게는 기말고사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강한 추위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습니다. 체력이 고갈될 때가 되었습니다. 권태가 올 때가 되었다고 봅니다. 가장 힘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 때가 되었다고 봅니다. 학생들이 이러한 때를 슬기롭게 잘 넘겨야 할텐데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지금의 때가 학생들에게는 고난의 때입니다. 고난이라는 검정 수레가 찾아오는 때입니다. 검정 옷을 입은 하인을 만나는 때이기도 합니다. 고난의 때, 고난이라는 검정 수레가 찾아올 때도 낙심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검정 옷을 입은 하인을 만나도 낙심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바고 그 안에 보화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 속에 보물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속에 선물이 있기 때문입니다.

공부하는 것이 정말 고난의 연속입니다. 새벽 5시 일어나서 학교에 등교하면 밤10시까지 자율학습을 하고 집에 가면 밤 11시가 넘습니다. 어떤 학생은 자율학습 마치고 학원에 가서 공부를 더하는 학생도 있습니다.

이와 같은 날이 반복됩니다. 이와 같은 날이 연속입니다. 그러니 체력이 딸립니다.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꿀떡 같습니다. 내가 이렇게 해야 하나 하면서 회의에 빠집니다. 공부한 만큼 성적이 올라가면 모르겠는데 그렇지 못하면 더욱 실의에 빠집니다.

거기에다 병이 들 때도 있습니다. 감기가 들 때도 있습니다. 몸살이 날 때도 있습니다. 가정에 어려움을 만날 때도 있습니다. 최악의 환경을 만나기도 합니다. 차가운 겨울이 다가옵니다. 점점 밤은 깊어갑니다. 힘이 다 빠지고 없습니다. 더 이상 버틸 힘이 고갈됩니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합니까? 주저 않아야 합니까? 포기해야 합니까? 놀아야 합니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때를 기다리면서 꾸준히 나아가야 할 것 아닙니까?

도달 지점이 보이는데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내가 한계에 다다랐다 싶으면 내가 곧 도달해야 할 지점이 내 앞에 다다랐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새벽 동트기 전에 가장 어둡지만 새벽이 지나면 어찌 됩니까? 어둠은 사라지고 밝음이 찾아오지 않습니까? 강한 추위가 몰아치는 겨울이 지나면 따뜻한 봄이 오지 않습니까? 가장 어두울 때, 가장 추울 때, 가장 약할 때, 가장 힘들 때가 곧 전환의 때임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그런 인식이 있을 때 참을 수 있습니다. 기다릴 수 있습니다. 노력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내가 가장 힘들다, 내가 가장 견디기가 어렵다, 내가 가장 한계를 느낄 때 그런 인식으로 말미암아 이겨낼 수 있습니다.

어떤 분은 ‘기다림의 때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라는 글에서 “우리는 기다림의 때를 잘 통과해야 합니다. 기다림의 때를 낭비해서는 안 됩니다. 기다림의 때에 우리는 준비해야 합니다. 최선을 다해 미래를 준비해야 합니다.”라고 합니다.

기다림의 때를 통과하는 기간이 바로 고난의 길입니다. 고역의 길입니다. 바로 인고의 길입니다. 혹독한 겨울입니다. 새벽 동트기 전입니다. 이 기간만 잘 통과하면 미래가 보입니다. 장래가 보입니다. 꿈이 보입니다. 희망이 보입니다. 빛이 보입니다. 따뜻함이 보입니다. 보화가 보입니다. 보석이 보입니다. 선물이 보입니다. 웃음이 보입니다. 기쁨이 보입니다.

그러기에 기다림의 때를 낭비해서야 되겠습니까? 기다림의 때를 포기해서야 되겠습니까? 기다림의 때를 선용해야 합니다. 잘 준비해야 합니다.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기다림의 때에 자신을 가장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자신을 가장 성숙되게 만들 것입니다. 자신을 가장 세련되게 만들 것입니다. 자신을 자신되게 만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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