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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우리말, 바르게 알고 사용합시다(2)

'흥청거린다'고 할 때의 '흥청(興淸)'은 기생의 한 종류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정사를 뒤로하고 허구한 날 놀이에 열중했던 연산군이 만들어낸 용어이죠. 연산군은 전국의 기생 가운데서 미모가 출중한 일등급 기생만을 엄선하여 대궐 내에 출입시켰는데, 이들을 일컬어 흥청(興淸)이라 하였습니다. 興淸은 처음에는 백여 명 정도였는데, 나중에는 천 명을 헤아릴 정도로 늘어났다고 합니다. 이처럼 숫자가 많다 보니 興淸이라 하더라도 임금을 곁에서 모실 수 있는 기생은 극히 일부였는데요. 그래서 임금을 가까이서 모실 수 있는 기생에겐 특별히 地科興淸(지과흥청)이란 명칭을 붙여 주었고, 임금의 각별한 사랑을 받아 잠자리까지도 같이 할 정도로 인정받은 기생에게는 天科興淸(천과흥청)이란 최고의 명칭이 주어졌다고 합니다.

興淸이란 용어는 말 그 자체로 보면 '맑음을 일으킨다'는 뜻입니다. 조선왕조실록 연산군일기에 이 興淸의 뜻을 '나쁜 기운을 씻어 없애다는 의미(所謂興淸 乃蕩滌邪穢之意也)'라 하였답니다. 기생들과 어울려 놀면서 마음속에 쌓인 나쁜 기운을 씻어낼 수 있는 좋은 제도라고 의미부여를 한 것이죠. 이런 고상한 명분 위에서 연산군은 흥청망청 놀았고, 그 결과 아시다시피 정치는 엉망이 되었습니다.

흥청망청 이라 할 때 '망청'은 별 뜻 없이 후렴처럼 붙은 말입니다. 따라서 망청은 한자로 표기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망청의 '망' 자는 마치 한자로 '亡' 자를 연상하게 하는 듯합니다. 개인이건 나라건 흥청망청 놀다가는 망하고 만다는 의미를 연상하게 하는 묘한 표현이죠. 우리나라의 경우 위스키와 포도주를 세계에서 몇 번째로 많이 수입하는 나라로 명성을 날리다가 나라가 부도나는 지경까지 되었으니 체면이 말이 아닌 것과 다름 아닌 것이죠. 연말연시가 다가와 각종 모임에 참석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야 안 되겠지만 개인적으로도 흥청망청 거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경각심의 의미로 말씀드렸습니다. (자료출처: 국립국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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