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은 비가 올 듯한 날씨입니다. 흐린 날씨이지만 아침 뉴스는 밝은 날씨 못지않은 좋은 뉴스가 있었습니다. 아침 방송을 듣는 중에 두 가지가 특히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중 하나가 안동 용계 은행나무의 상실작업으로 죽어가던 나무가 다시 부활하고 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수백 년이 된 귀하고 가치 있는 은행나무가 죽어가고 있었지만 전문가의 정성스런 상실작업으로 다시 새순이 돋아나는 것을 보고 기뻤습니다.
우리 선생님들도 한 학생 한 학생이 귀하고 가치가 있기에 도저히 가망이 없고 희망이 없어보이는 학생이라 할지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잘 지도하면 다시 생기를 얻어 아주 값지고 가치 있는 학생으로 다시 쑥쑥 성장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또 하나는 전남 구례군 산동면의 산수유축제 소식이었습니다. 축제 자체도 좋은 소식이지만 우리가 봄을 맞이하고 있지만 노란 산수유를 잘 볼 수 없는데 따뜻한 온도로 열흘 먼저 개화하여 온 국민에게 노란 웃음을 선사하여 주니 얼마나 좋습니까?
학교에 와서 어느 신문을 보니 박지성(26·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유럽의 별’로 떴다라는 제목이 있어 기사를 읽어보니 박지성은 14일 맨유의 홈구장인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유럽연합(EU)올스타와의 친선경기에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 풀타임을 뛰며 결승골을 돕고 세 번째 골의 출발점이 된 프리킥을 얻어내는 등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고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박지성이가 축구에서 세계적인 탁월한 인물로 성장하는 것을 보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 별로 떠오르고 있다니 얼마나 좋은 소식입니까? 저는 이 소식을 접하면서 우리학교 학생 모두는 물론 전국의 학생들이 박지성 선수처럼 자기가 하고자 하는 분야에서 세계의 별로 떠올랐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아마 그렇게 되리라는 기대를 합니다.
어제 아침은 뜻 깊은 날이었습니다. 어느 때보다 기쁜 날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학교에 들어오는 입구에서 교통지도를 하시는 네 분의 할머니 교통 도우미를 만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엊그제 7시 반쯤 학교에 들어오니 네 할머니께서 교통지도를 하고 계셨습니다. 학생부장 선생님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 물었더니 아침 7시 반부터 9시 반까지 북구청의 지원으로 교통지도를 한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분들을 보면서 너무 감격스러웠고 감동이 되었습니다. 지난 4년 동안 울산여고 주변에서는 이런 분들을 보지 못했었는데 우리학교 주변에 들어오는 입구에서 이렇게 도움을 주시니 너무 감사했습니다. 그것도 젊은 분이 아니라 연세 많으신 할머니께서 하시니 말입니다. 그래서 학생부장 선생님께 그분들이 시간이 나면 교장실에 와서 차도 한 잔 드시고 함께 점심식사를 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씀 드렸더니 오늘 아침 교통지도를 끝내고 학생부장 선생님과 함께 교장실에 온 것입니다.
그분들을 뵈니 꼭 저의 모친을 뵌 것처럼 포근했습니다. 그분들의 표정도 밝았습니다. 그분들은 모두 건강해 보였습니다. 차를 한 잔 드시게 한 후 교감선생님과 행정실장님과 학생부장 선생님이 계시는 가운데 일어서서 감사의 인사 말씀을 올렸습니다.
‘저는 지난 3월 1일로 교장으로 발령 받아 왔습니다. 전날 교통지도를 하시는 모습을 보고 너무 감격했습니다. 감사했습니다. 현재 88세인 저의 모친은 마산 큰형님 댁에서 살고 계시는데 여러 할머니들을 뵈니 꼭 저의 어머니처럼 포근한 느낌이 듭니다. 이렇게 건강하게 좋은 일 하시니 너무 고맙습니다.
저는 평소에 교육은 사랑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학교 학생들을 내 손자, 내 손녀처럼 사랑하는 마음이 있으면 교통지도도 재미가 있을 것이고 즐겁게 보람되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학생들이 많다 보니 말을 잘 듣지 않는 학생들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내 자식도 다섯 손가락 다 다르듯이 말을 잘 안 듣고 애를 먹이는 학생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사고 나지 않고 학교 잘 다닐 수 있도록 따뜻하게 지도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여러 어머니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가는 곳곳마다 전하겠습니다. 자진하는 마음이 너무 아름답고 좋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장수하시기 바랍니다. 혹시 우리가 도움이 될 만한 것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하니 매우 만족해하시고 기뻐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차를 한 잔 드시고 나가실 때 현관까지 교감선생님과 행정실장님이 함께 나가서 잘 가시라고 인사를 드렸습니다. 오래오래 기억될 것 같습니다. 오후에도 네 분의 할머니께서 수고를 하신다고 하는데 함께 만남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교통 도우미 할머님들의 ‘선생님이 옆에 계시니 학생들이 더 말을 잘 듣는다’고 하시는 말씀이 지금도 귀에 쟁쟁하네요. 아직도 날씨가 싸늘한데 추위를 많이 타시는 할머니께서도 조금도 추워하지 않으시는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선한 일을 많이 하시니 건강도 유지하게 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언제, 어디에서 어떤 교통사고가 일어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할머니들의 함께 참여함은 저들에게 큰 힘이 됩니다. 큰 도움이 됩니다. 큰 용기가 됩니다. 함께 하는 교육, 더불어 행하는 교육이 너무 아름답고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