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에 등산을 하는 사람들이 무척 많아졌다. 각종 모임도 이제는 음식점이나 술집에서 모임을 갖지 않고, 간편한 등산복을 입고 등산 일정을 잡아 모임을 갖는 것만 보아도 건강생활을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는지 세태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다. 우리가 어릴 때에는 등산을 하는 사람을 별로 없었다. 봄가을로 특별한 사람들만 등산을 다녔지 산행하는 모습을 거의 볼 수 없었다.
나도 한가한 시간이 되면 등산 가기를 좋아하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을 때는 내가 살고 있는 동네 주위 산책하기를 좋아한다. 내가 사는 곳은 대전엑스포 단지 앞쪽 월평동 선사유적지 근처에 살고 있다. 산책하기에 아주 좋은 코스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자주 산책을 다니지 못함을 늘 아쉬워하곤 한다. 주위에 갈마공원과 은평공원, 3청사, 한밭수목원, 엑스포장, 평송수련원, 대전천, 갑천 등 빼어난 명소들이 많기에 늘 마음속으로 산책하기에 너무나 좋은 동네라고 생각을 하며 살아간다.
간편한 복장으로 디지털카메라를 준비하여 나가면 사진으로 담기에 아름다운 곳이 너무나 많다. 디카는 근래에 아름다운 자연을 내 눈으로 보고 마음속에 담아 놓는 것도 좋지만 아름다운 사진과 글을 함께 올리게 되면 오래도록 아름다움을 간직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필수품으로 가지고 다닌다. 선사유적지 담장을 따라 나가다 보면 정부 3청사가 보인다. 3청사 서편으로는 잔디광장이 넓게 펼쳐 있어서 간간히 가족끼리 산책을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널따랗게 펼쳐진 잔디가 세상사의 모든 근심을 잊고 평안함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잔디광장을 뒤로 하고 넓은 길을 따라 가면 예술의 전당에 이르게 된다. 예술의 전당은 건물이 주위 환경과 아름답게 잘 어우러지게 건축이 되어 있다. 시립미술관과 아름다운 야외조각 전시장, 그리고 근래에 완공이 되어 개관을 기다리고 있는 이응노 화백의 전시관은 최신식 시설로 자랑할 만한 멋진 전시공간이 전통 한옥의 실내공간으로 꾸며져 새로운 전시관으로 자랑할 만하다.
더운 여름철에 가끔은 예술의 전당 야외 공연장에서 연극 공연이나 음악발표회 무용 등 공연을 할 때는 친구들이나 아내와 함께 어울려 관람을 하기도 하는 곳이다. 특히 야외 공원에는 분수대를 배경으로 하여 공연을 할 때마다 그 아름다운 공간 구성과 야외 조경들이 조화를 이루어 한 폭의 그림으로도 손색이 없기에 더욱 감동을 받게 된다. 예술의 전당은 아름다운 야외조각품과 조경시설이 잘 되어 있어서 내가 살고 있는 가까운 곳에 있음을 은연중에 자랑스럽게 여겨왔다.
예술의 전당 뒤편에는 전국에서 가장 큰 인공조림의 한밭수목원이 있어서 시민들의 휴식처로 잘 활용이 되고 있다. 봄에는 개구리와 맹꽁이 소리, 여름에는 풀벌레 소리와 한국 야생화 전시회, 가을에는 아름다운 단풍과 아이들의 현장체험학습으로 떠드는 소리, 겨울에는 겨울철새와 봄을 기다리는 조용함으로 1년 내내 야생화의 향기로움과 자연의 변화를 보여 주는 곳이다.
제 1인공 수목원을 지나면 엑스포 남문광장이 나온다. 이곳은 항상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많은 사람들이 운동도 하며, 가족, 동아리 회원, 연인끼리 즐거움을 나누는 곳이다. 남문을 지나면 제2의 수목원을 조성하고 있는데, 멀리서 보아도 아름다운 정자와 성곽의 능선 등이 보기에도 뭇사람들을 유혹하는 듯하다. 제2수목원이 조성이 되면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큰 인공조림 수목원이 조성된다고 한다.
제2 한밭수목원 앞쪽으로 난 소로 길을 지나게 되면 오른쪽으로 대전청소년 회관인 평송수련원 사이를 지나 테크노벨리로 가는 도로를 지나게 되면 시원하게 확 트인 대전천을 보게 된다. 이곳 대전천도 그동안 하수처리 및 각종 천변정비를 잘하여 각종 새들이 노니는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고, 멀리는 하상도로를 따라 아름답게 조성이 잘 된 야생화 단지와 냇가에 갈대가 어우러져 대전천 주위의 건물이 멀리 보이는 식장산을 배경으로 풍경화를 그려놓은 듯하다.
대전천을 따라 하류로 내려가면 갑천과 어우러지게 되는데 이곳은 여러 종류의 이름 모를 물새들의 아름다운 소리와 풀숲에서 노니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너무나 평안하고 목가적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이곳에서 아름다운 장면을 디카에 담다보면 어느 순간에 많은 시간이 흘러갔음을 깨닫게 된다.
아쉬운 발걸음으로 갑천을 따라 상류 쪽으로 오다가 보면 초등학교 미술책에도 나오는 엑스포 다리가 아름다운 선으로 그림을 그린 듯 엑스포장과 연결되고 있다. 대전엑스포 때에는 이 다리 위를 수많은 연인들이 거닐며 갑천에서 솟아오르는 폭포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동영상과 하늘에 수를 놓는 폭죽을 보며 아름다운 추억을 쌓았던 곳이다. 가끔 이곳에 올 때마다 외국 어느 도시를 간다하더라도 이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보기가 어려우리라. 갑천과 어우러진 엑스포단지와 중앙국립박물관 그리고 멀리 보이는 유성 부근의 건물과 아스라이 보이는 계룡산의 완만한 능선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움은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할 것이다.
지난 가을에는 세계 여러 나라 작가들이 갑천에 설치미술작품을 전시하여 환상적인 수상 미술작품을 많은 시민들이 감상하기를 바랐지만. 홍보부족으로 감상을 많이 하지 못했다는 뉴스를 보고 아쉬움이 참 많았었다. 어찌하였던 시민들은 시간이 날 때마다 조깅이나 마라톤, 걷기 등을 하기 위해 저녁 늦은 시간까지 이 갑천 냇가를 따라 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너무나 많이 볼 수 있다. 걸을 때 관절의 부담을 적게 하기 위해 우레탄으로 소로 길을 만들어 거리까지 표시를 하여 편리하기도 하지만, 아마 냇가를 따라 걸으면서 보는 아름다운 풍경이 한몫 단단히 하였음을 부인하지는 않을 것이다.
갑천 내의 넓은 잔디밭은 각종 동호회의 모임이나 운동으로 항상 공휴일에는 사람들이 끊이질 않는다. 갑자기 지난해 이곳에서 만년동 성당 야외 미사를 올리며 즐겁게 구역별 운동 경기하던 생각이 났다. 다른 구역교우들이 꼭지점 댄스 하는 모습을 보고 얼근하게 술이 취해 뒤에서 따라서 하던 생각을 하고 피식 웃고 말았다. 올해도 또 아름다운 이곳에서 야외미사가 이루어 질 것이다.
길을 따라 만년교 다리 까지 따라 가다가 다리 부근에서 은평공원으로 나오게 되면 공원에는 테니스 운동을 하는 회원들과 나이 많은 어르신들의 기체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공원을 지나 둔산 대로를 따라 진달래 아파트와 누리아파트 담장 앞쪽으로 나있는 산책길은 혼자 조용히 나 자신의 생활을 반성해 볼 수 있는 한가한 소로 길이다. 이곳을 지날 때면 내 어릴 때 동네 오씨 아저씨가 누런 논둑길을 하염없이 왜 그다지도 걸어 다니셨는지 조금은 알 것만 같다.
주위의 모든 자연환경에 감사를 하며 집으로 돌아온 시간은 세 시간 정도가 지났음을 알 수 있었다. 자주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산책의 즐거움을 즐기리라는 다짐을 하며, 나의 생활 반성과 어떻게 사는 삶이 바르게 사는 것인지에 대한 화두를 가지고 두고두고 산책을 하면서 숙제로 풀어갈 것을 기약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