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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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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강마을 편지> 가을이 깊어져 있습니다

점심을 먹고 잠시 산책을 하였습니다. 초봄 흰꽃을 두둥실 피워올렸던 목련나무의 노란 낙엽들이 화단에 수북하게 쌓여 있습니다. 우수수 떨어진 잎이 그대로 한 무더기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 앞 노란 국화밭에 앉아 차를 마셨습니다.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라고 합니다. 농부들은 들판에서 바쁘듯이 선생인 저는 학교에서 그동안 이룬 실적들을 펼쳐놓는 시범학교보고회로 바쁩니다. 그리고 학교축제도 준비해야하고요. 많은 손님들이 학교에 오고, 그리고 행사 순서에 맞게 보고서며 프리젠테이션, 실적물이 나와야 하니까요.

올해 우리 학교의 독서시범 주제는 '다양한 독서 활동을 통한 자기주도적 표현 능력 신장'입니다. 그 중에서 제가 가장 공을 들인 것은 독서 동아리 행사입니다. 전교생을 10개의 동아리로 만들고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한 뒤 독후 활동을 자기들 스스로 만들어 하는 것입니다. 어떤 동아리에서는 '공개수배'의 형식을 빌어오기도 하고, 연극활동을 하기도 하고, 어떤 동아리는 인형극을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아이들과 활동을 함께 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어쩌면 저렇게 다양한 생각이 자라고 있을까?'하고 감탄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그 중에서 [연어]라는 소설을 읽고 그 중 한 부분을 택해 인형극으로 만드는 아이들은 두꺼운 도화지에 연어들의 모습을 캐릭터로 그리고 색칠한 뒤 긴 막대에 달아서 움직임을 나타내었습니다. 뒷쪽에  숨어서 목소리 연기를 하는 모습이 참으로 어여쁘고 사랑스러웠습니다.





이제는 많은 행사들이 끝나고 아이들은 시험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잠시 교정을 산책할 여유를 가졌습니다. 낙엽도 밟아보고, 국화 화분에 코를 가져다 대고 짙은 향기에 취해 봅니다.

운동장을 빙둘러 서 있는 플러타너스 커다란 잎사귀들이 후두둑 바람결에 떨어집니다. 떨어진 마른 잎을 밟으면 '바스락 바스락 ' 하는 소리가 듣기 좋습니다. 가을이 깊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깊은 가을 속을 거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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