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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교육 자치는 반드시 수호되어야 한다.

이 나라의 미래는 교육에 달려있다. 그런데 교육자치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아직도 그 뿌리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지방정부 속으로 끌어넣어 시ㆍ도지사가 주무르려고 하는 시도(試圖)가 보도되어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지난달 22일 열린 이명박 당선인과의 첫 만남에서 전국시도지사협의회는 이례적으로 교육 자치를 일반자치로의 흡수 통합을 건의하였다고 하니 정치와 행정으로부터 중립을 견지해 오고 있는 교육까지 넘보는 과욕을 드러내 보인 셈이다.

그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시ㆍ도지사들은 ‘실질적 자치권 보장’이란 제하의 건의문을 제출하면서 ‘장기적으로 교육자치와 지방자치를 일원화해야 한다.’고 하였고, 교육감 선출방식도 주민직선에서 ‘시도지사 러닝메이트’나 ‘교육담당 부지사제’로 전환하고 국가직 공무원인 부교육감을 지방직 공무원으로 하며, 교육위원회 의결사항 중 일부를 시ㆍ도의회 본회의 의결로 갈음하는 특례제도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한 마디로 교육 자치를 일반자치에 흡수통합 하자는 주장이다. 이 당선인은 구체적 언급은 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이명박 정부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으로 내정된 핵심인사인 이주호 의원이 평소 교육위원회를 시도의회에 통합하고 교육감 선출은 러닝메이트 제나 임명제, 직선제 중 시ㆍ도 실정에 따라 조례로 결정하는 개선안을 주창해 왔던 사실로 미뤄볼 때, 그 심각성이 너무 크다고 볼 수 있다.

헌법이 보장하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자주성, 독립성을 침해하는 위헌적 처사라고 규정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부당성을 지적하고 막아야 한다. 정당의 당적을 갖고 있는 정치인인 시ㆍ도지사의 러닝메이트가 되면 교육감의 신분이나 역할도 정치 변수에 휘둘릴 것이며 정치인들이 시ㆍ도의 교육수장이 되어 교육은 완전히 무너지게 될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 있다. 서울을 제외한 대부분의 광역자치단체의 재정 자립도가 열악한 상황에서 통합되면 교육재정이 더 나빠질 것이다. 오히려 중앙정부가 자치단체에 골치 아픈 교육재정 문제를 떠넘기려는 얕은 속셈으로까지 비춰진다는 것이 교육계의 반응이다.

한국 현대사에서 교육이 정치로부터의 악영향을 받은 사례를 허다하게 보아오지 않았는가? 교육감 선거를 직선제로 하는 것부터 지금 국민들이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그 동안 교육을 전혀 모르는 비전문가들이 교육을 좌지우지하여 학교현장을 삭막하게 만들어 놓지 않았는가? 교권이 서지 않아 교원들의 사기가 맡 바닥 까지 가라앉아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또 다시 교육을 손에 넣고 휘두르려고 하는가? 그럴듯한 문제를 부각시켜 그것을 빌미로 교육자치의 싹을 자르겠다는 처사는 교육자로서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교육자치제 [敎育自治制]가 더 강화되어야 하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자치단체가 국민의 세금으로 1년에 10여개가 넘는 축제를 하면서 생색내기, 업적과시로 빈축을 사고 있는데 교육도 그런 발상으로 한다면 학생들은 축제장으로 동원될 것이며 통제와 불필요한 경쟁으로 교육은 더 황폐화 될 것이 명약관화하지 않은가? 더 이상 교육자치의 싹을 자르거나 짓밟는 일을 하면 교육자들은 물론 학부모들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같이 작은 나라를 큰 나라 주정부처럼 교육까지 묶으려는 발상은 득보다 실이 더 많다고 본다. 교육마저 정치판에 휘말리게 되면 다시는 되 살 릴 수 없는 망국의 길로 가는 것이라는 것을 새 정부에 강력히 촉구하며 “교육 자치는 반드시 수호되어야 한다.”는 것을 교육계는 물론 학교현장의 교원들 목소리라는 것을 명심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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