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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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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강마을 편지> 햇살이 봄비처럼 내리는 날입니다

2007학년도 수료식을 마치고 저는 점심을 먹고 아이들이 돌아간 적막한 학교에 앉아 잠시 운동장에 쏟아지는 햇살을 바라보았습니다. 강마을 운동장에는 봄비처럼 그렇게 보실보실 예쁘게 햇살이 내리고 있습니다. 그 햇살 뒤로 논둑에선 쑥이며 달래며 냉이가 기지개를 켤 것 같습니다.

저는 다시 2008학년도 계획을 세워야하고, 새 아이들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저는 입학식날에 새순 같은 아이들은 맞을 생각을 하면, 입춘날에 보았던 대문에 붙은 잘 쓴 춘첩처럼 그렇게 기분 좋습니다. 그렇게 저는 새 아이들을 기다릴 것입니다.

갈수록 새봄이 좋습니다. 봄이란 말도 좋고, 봄이 오는 것도 좋고 봄을 맞이할 수 있음도 좋습니다. 나이를 먹었다는 것일까요?

며칠 전에 향기로운 히아신스 알뿌리를 하나 샀습니다. 거실에 두었더니, 금새 길쭉한 솜사탕같은 꽃덩어리를 피워 올렸습니다. 작은 꽃들이 무수히 덩어리를 이룬 꽃에서 나는 짙은 향내가 온 집을 감싸 시위를 하는 듯 하였습니다. 히아신스는 그리스신화의 아름다운 소년 하이토킨스가 죽어서 된 꽃입니다. 아름다운 미소년이 변해서 된 것이어서 인지 꽃이 아름답고 향기롭습니다. 봄이면 저는 향기롭고 예쁜 수선화며 히아신스, 후리지어를 사가지고 옵니다. 향기로움이 그리워서 일까요. 아니면 빨리 봄꽃을 만나고 싶은 마음에 집안에 봄을 들여놓고 싶어서입니다.

봄을 기다립니다.
그리고 다정한 벗처럼 어여쁜 봄을 기다리며 오늘은 벗에게 긴 편지를 쓰렵니다. 그리고 봄이 좋다는 말도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보고 싶다는 말도 하렵니다. 어쩌면 전화도 걸지 모르겠습니다. 제 마음이 금새 말랑말랑해지는 것은 봄비처럼 내리쬐는 햇살 때문인지, 봄이 오기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여러분,
아름답고 향기로운 봄을 함께 맞이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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