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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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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강마을 편지> 봄이란 말은

봄입니다.
강마을의 봄은 건드리면 터질 듯 농익은 과일처럼 그렇게 더운 입김을 토해 냅니다. 내 볼에 내 어깨에.....

눈길 닿는 어디에나 봄꽃이 피어 있습니다. 보고 또 보고 있어도 그래도 어여쁜 봄꽃은 봄이라는 말 속에 숨어 있는 '보다' 라는 말의 의미를 생각합니다. 봄은 보는 계절입니다. 보아야 봄을 느끼고, 보아야 봄이 왔다고 실감하듯, 봄이란 말은 항상 시각적 심상으로 다가서나 봅니다.

무수한 봄꽃이 일시에 폭탄을 터뜨리듯 그렇게 이곳 저곳에서 퍽퍽 물풍선이 터지듯 그렇게 노랑, 분홍, 흰색으로 떠오릅니다.

강나루를 감싸고 노오란 유채꽃이 제 그림자를 비추고, 자잘하고 하얀 자두나무꽃은 산기슭에 흰꽃구름을 만들고, 진홍의 진달래는 그 색감이 볼붉은 촌색시 그대로입니다. 좁쌀밥처럼 조그만 꽃뭉치가 가는 가지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조팝나무꽃은 참 앙증맞습니다. 그러나 덤불에 많이 피어 있으면 신부의 부케처럼 풍성하고 예쁩니다. 먼저 피었던 목련은 이미 그 꽃잎의 절반을 떨어뜨려 비맞은 노처녀의 모습처럼 불쌍하게 보입니다. 특히, 떨어진 꽃잎은 시커멓게 변해서 시작과 끝이 참 다릅니다. 뭐니 뭐니 지금은 벚나무의 꽃이 가장 눈부십니다. 연분홍 꽃나무는 세상의 풍경음 바꾸어 버립니다. 먼저 핀 꽃은 하롱하롱 꽃비를 내리기 까지 합니다.

저는 또 강마을에서 봄을 맞이 합니다.
그리고 수많은 꽃 속에서 저는 너무나 당혹스럽습니다. 왜 이렇게 오는 봄은 나를 당황시키는지 모르겠습니다. 봄꽃은 참으로 참으로 어여쁩니다. 저는 이렇게 곱고 예쁜 것 앞에서 당혹해 하고 있는 저는 참말로 촌스러운 여인인가 봅니다.

오늘쯤 봄꽃을 보면서 향기롭고 또 향기로운 봄이 되기를 빕니다.

-강마을에서 이선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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