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김도연 장관)는 4월 15일(화) 단위학교의 자율성을 확대하고 지방교육자치를 내실화하기 위한 「학교 자율화 추진계획」을 발표하였다. 이번 계획은 “교육관련 규제를 철폐하여 교육의 자율과 자치의 밑바탕을 마련하고 학교교육의 다양화를 유도”하려는 이명박 정부의 국정방향에 따라 교육과학기술부가 시ㆍ도교육청 담당자, 현장 교원들의 의견수렴을 거쳐 마련한 것이라고 한다.
이번 학교 자율화의 큰 방향은 학교가 다양하고 질 높은 교육을 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 운영 등 학교운영에 관한 권한을 학교장 등 학교 구성원에게 돌려주고, 초·중등교육에 관한 교육감의 권한과 책임을 강화하되, 국가는 국가기준의 설정 등 기획ㆍ조정, 학생의 건강·안전, 교육수요자의 권리보호 등의 역할을 담당하도록 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추진되는 자율화 과제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이 삼단계로 이루어지는데, 첫째, 학교 운영에 관한 사항은 학교가 결정한다. 먼저,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 장관의 학교에 대한 포괄적 장학지도권(초중등교육법 제7조)이 폐지된다. 그간 학교의 교육과정 운영이나 교수-학습방법 등 학교 운영 전반에 대한 지시ㆍ감독의 근거가 되었던 동 조항을 폐지하는 것은 이제 교과부가 학교에 대한 포괄적 관여보다는 꼭 필요한 경우 예외적인 지도ㆍ감독을 통해 교육자치를 실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서 학교 자율에 대한 강한 신뢰가 전제되어 있다.
둘째, 초·중등교육에 관한 교육감 권한과 책임을 강화한다. 교원에 대한 인사권이 교육감에게 전면 위임되어 인사에 관한 교육감의 자율권이 강화된다. 그동안 대통령의 권한으로 남아있던 교장 임명권과, 교과부장관의 권한으로 되어있던 시ㆍ도교육청 국장급 이상 장학관, 교육장, 교육연수원장 등에 대한 임용권이 교육감에게 위임된다.
교과부장관이 행사해왔던 학교 급별 교원 및 보직교사 배치기준 설정과 시ㆍ도교육청 교육연수기관 설립ㆍ폐지도 교육규칙이나 조례로 정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교육감은 단위학교별 교원, 보직교사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지역 실정에 맞는 교원 연수 운영계획을 수립ㆍ실시할 수 있게 된다.
셋째, 교과부는 국가수준의 기준 설정과 합리적 보완기능을 수행한다. 교과부는 필요한 분야의 국가기준설정 등 기획․조정 기능을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시․도교육청으로 이관하되, 공교육으로 정착되지 않은 유아교육, 지역과 개인의 노력에만 맡길 수 없는 특수교육 분야, 국가교육목표에 미달하고 경쟁에 뒤처지는 학생ㆍ학교에 대한 지원 및 교육격차 해소, 학생의 건강·안전, 교육수요자의 권리보호 등과 관련된 권한과 책무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역량을 집중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단계별 학교 자율화 대상과제 즉시 폐지지침 29건, 6월 중 법령정비 13건, 관계부처와의 협의ㆍ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법령ㆍ지침은 7월 이후 단계적으로 개선방안을 마련하여 추진한다. 향후, 교과부는 학교의 자율과 창의를 바탕으로 한 학교단위 자율경영체제 확립을 위해 학교장의 교원인사에 관한 권한을 확대하고, 초ㆍ중등교육 관련 법령 체제도 학생ㆍ학부모 등 수요자와 단위학교의 자율화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비해 나갈 예정이다. 우열반 편성, 0교시 수업의 부활, 부교재선정, 사설모의고사 참여 등과 같은 논쟁에만 휩싸여 휘둘릴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학교 자율화가 시행된다고 전국 모든 학교가 다 같이 우열반을 편성하고, 0교시 수업을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획일화된 사고의 결과일 뿐이다. 학사(수업 및 일과 운영) 지도, 방과 후 학교 운영 계획, 사설 모의고사 여부를 포함해 학교가 지역의 특성과 여건을 고려하여 학생․학부모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 시행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학교를 옥죄는 규제를 없애는 것은 교육자율화 및 학력수준 향상을 위해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또, 학교장도 자율성이 학대되는 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 교육공동체의 교육적 요구를 합리적으로 조정․수용해 학교 만족을 높이고 학교가 학생들에게 행복한 배움터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학교 구성원의 조직도 학교의 자율화를 실천할 수 있도록 재편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학교관리 위주에 적합하도록 조직된 학교가 경쟁과 자율분위기로 전환하려면 직원 구성을 시급히 교육과정위주의 조직으로 재편되어야 할 것이다.
독점적이고 획일적인 국가 교육과정의 틀을 깨야 단위학교가 다양화하고, 학생이 저마다의 소질과 특기를 살릴 수 있는 선택권과 연결되어야 획일적인 평등주의를 벗어난 특색 있는 교육을 받을 수 있어서 여러 줄 밟기가 가능해 지는 것이다. 이번 조치가 학부모와 학생들의 다양한 교육 욕구를 학교에서 해결해 궁극적으로 공교육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그 중심에 교사가 있고, 교사들의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교육당국도 낙후한 학교에 예산과 인사를 통한 지원을 늘려 학력격차를 줄이는 데 집중돼야 할 것이며, 교사의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그에 따른 교단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주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