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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2학기 수시모집 합격자 발표 앞당길 수 없나?


연일 이어지는 2학기 수시모집 합격자 발표에 지원한 모든 아이들의 촉각이 곤두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대학마다 발표일이 달라 불합격으로 인한 후유증이 수능 시험을 한 달도 채 남겨놓지 않은 아이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수시모집 제도에 대한 모순을 다시 한 번 곱씹어 보지 않을 수 없다.

내신이 상위권인 우리 반의 한 여학생의 경우, 수도권에 소재한 대학 3곳에 지원하여 1개 대학은 1단계에서 떨어지고 다행히 2개 대학은 1단계에 합격하여 지난 10월 초 2단계 전형인 심층면접과 논술을 위해 대학에 다녀왔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그 아이는 최근 격일로 발표한 두 대학 모두 떨어져 거기에 따른 충격이 이루 말할 수가 없다. 한 번도 아닌 두 번의 연이은 낙방에 그 아이는 모든 것을 자포자기한 듯 공부를 게을리하였으며 심지어 지금까지 단 한 번의 불참도 없었던 야간자율학습을 최근 들어 자주 불참하곤 한다. 짐작하건대 그 아이는 수시 불합격으로 시험에 대한 자신감을 잃은 듯했다.

더욱 큰 문제는 2학기 수시모집을 준비(심층면접, 논술 등)하는데 모든 시간을 할애한 까닦에 수능을 위한 공부를 제대로 한 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 결과, 2학기에 치른 모의고사 결과가 1학기에 비해 훨씬 좋지 않았다.  지금까지 자신의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했기에 담임으로서 그 안타까움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내심 그 아이의 방황이 수능시험일(11월 13일)까지 이어지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앞선다. 무엇보다 그 아이에게 필요한 것이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라 생각하여 몇 번의 상담을 하였다. 상담 이후, 그 아이는 다시 도전해 보겠다며 야간자율학습에 참가하였으며 평상심을 찾은 듯했다. 다행이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수능까지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것.

심지어 일부 대학은 발표일이 수능을 며칠 앞두고 예정되어 있어 수험생의 마음을 더욱 애타게 하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수능을 코앞에 둔 아이들의 불안한 마음을 전혀 헤아리지 못하는 대학의 처사가 아닌가 싶다.

불합격의 후유증에서 채 벗어나기도 전에 수능을 치러야 하는 아이들의 성적이 잘 나올 것이라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조금이라도 수험생을 생각한다면 전형일자를 앞당기든지 아니면 발표 일을 수능 이후로 미룰 생각은 없는지….



마지막 수능 모의고사(10월 31일)를 치르는 아이들의 모습이 진지하기까지 하다. 아무쪼록 우리 아이들이 수시모집 불합격으로 인한 후유증에서 빨리 벗어나 2주일도 채 남지 않은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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