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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큰 뜻 품고 크게 노력해야

우리가 보통 강태공(姜太公) 하면 낚시꾼으로 잘 알고 있다. 하는 일 없이 빈둥빈둥 놀면서 낚시나 하러 다니는 백수건달(白手乾達)이 아니다. 강태공은 중국 주(周)나라의 신하로 본명은 여상(呂尙), 성은 강(姜)이다. 주나라 문왕(文王)이 웨이수이 강(渭水)에서 낚시질을 하고 있던 여상을 만나 선군(先君)인 태공(太公)이 오랫동안 바라던(望) 어진 인물이라 하여 태망공이라 불렀고 강태공도 여기에서 유래된 말이라 한다.

강태공(姜太公)이 태공이 오랫동안 바랐던 이상적인 어진 인물이다. 이분이 낚시나 하면서 허송세월을 보낸 사람이 아니다. 정말 책을 많이 읽은 분이다. 어릴 때부터 책을 많이 읽었다. 어릴 때부터 배움에 힘을 쏟았다. 그분의 하신 말씀을 보면 알 수가 있다.

명심보감 근학편(勤學篇)에 보면 강태공(姜太公)은 “人生不學(인생불학)이면 如冥冥夜行(여명명야행)이니라”라고 했다. 사람이 나서 배우지 않으면 마치 캄캄한 밤길을 가는 것과 같다고 했다. 이 말씀을 보면 강태공이 어렸을 때부터 책을 얼마나 많이 읽었는지 가히 짐작할 수가 있는 것이다. 깨달음이 올 때까지 책을 읽고 글을 읽은 것이다. 그래서 유명한 신하가 되었고 훌륭한 정치가가 되었던 것이다.

사람이 태어나서 배우지 아니하면 어두운 밤길을 가는 것과 같다는 말씀을 잘 음미해 보면 배움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깨닫게 해 준다. 밤길을 걸어본 사람은 다 느꼈을 것이다. 밤길은 걷기가 힘든다. 희미한 밤이 아니라 캄캄한 밤이면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길이다. 조금도 예측할 수가 없다.

이런 길은 혼자서는 걸을 수가 없다. 의지할 수 있는 것이 있어야 한다. 희미한 불빛이라도 있어야 한다. 아니면 지팡이라도 있어서 먼저 더듬어봐야 한다. 아니면 밤눈이 밝은 이가 손을 잡아주어야 한다. 이 밤길을 잘 아는 분이 이끌어주어야 한다. 밤길은 두렵기만 하다. 언제 넘어질지 모르고 언제 구덩이 빠질지도 모른다. 언제 장애물에 부딪칠지도 모른다.

배우지 않은 사람이 캄캄한 밤길을 걷는 것과 같다고 했으니 배우지 않고서는 맹(盲)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배우면 맹(盲)에서 벗어날 수 있다. 컴맹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폰맹에서도 벗어날 수도 있다. 눈이 밝아진다. 밝은 지혜가 생긴다. 혜안을 가지게 된다. 지팡이가 필요 없게 된다. 불빛도 필요 없게 된다. 다른 사람을 의지할 필요도 없게 된다.

혼자서 걸어갈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앞을 가로막는 장애물도 잘 넘어갈 수도 있고 잘 피해갈 수도 있다. 책을 많이 읽고 많은 것을 배우면 어진 사람이 되니 좋지 않은 길을 가지 않는다. 옳은 일과 그른 일을 분별할 수 있는 눈을 가지게 된다.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판단할 수 있는 눈을 얻게 된다.
책이 지팡이가 되고 책이 안내자가 된다. 책이 빛이 되고 책이 등불이 된다. 책이 도와주는 도우미가 된다. 책이 장애물을 넘게도 하고 가로막는 장애물을 허물게도 한다. 책이 남을 의지하는 의타심도 버리게 하고 자립할 수 있는 힘도 길러준다.

그래서 강태공은 사람이 나면 어려서부터 배우라고 권한다. 책을 읽으라고 한다. 언제나 자신을 잘 닦아나가라고 한다. 준비를 해 두라고 한다. 그러면 때가 되어 능력을 인정받게 되고 쓰임의 자리에 나아갈 수 있다고 한다.

‘강태공 위수 변에 주 문왕 기다리듯’라는 속담이 있다. 이 말의 뜻은 큰 뜻을 품고 때가 오기를 기다리는 모양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큰 뜻을 품었으면 크게 노력해야 한다. 어려서부터 노력해야 한다. 낚시나 하면서 놀러다녀서는 안 된다. 피눈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 책을 가까이 하면서 때를 기다려야 한다. 준비된 자에게는 반드시 기회가 오게 되어 있고 기회가 오면 준비된 자만이 얻을 수 있다. 이를 일찍 깨달은 분이 강태공(姜太公)이었다. 진정 낚시꾼 강태공을 원하는가? 아니면 태공망(太公望) 강태공을 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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