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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결단’과 ‘결딴’

흔히 ‘결단’과 ‘결딴’을 같은 말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즉 ‘결단’이라는 단어가 맞는 표기이고, ‘결딴’이라고 읽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결단’과 ‘결딴’은 애초부터 다른 말이다. 먼저 ‘결단(決斷)’은 한자어이고 ‘결딴’은 우리말이다. 사전 검색을 통해 그 의미를 자세히 살펴보면,

‘결단’은‘결정적인 판단을 하거나 단정을 내림. 또는 그런 판단이나 단정.’이라는 뜻으로
- 결단을 내리다.
- 그 일은 대통령의 결단과 지시로 이루어졌다.
- 그는 한번 결단을 내린 일은 절대로 바꾸지 않는다.

‘결단’은 ‘-적(的)’이 붙어 관형사나 명사로 쓴다.
- 결정적 행동/결단적인 말투/결단적으로 이야기하다.
또 ‘-하다’가 붙어서는 동사로 쓴다.
- 그들은 귀국을 결단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 그는 마치 죽기를 결단한 사람처럼 비장해 보인다.
- 이제는 그 일을 할 것인지를 결단해야 한다.
- 형은 드디어 공부를 포기하고 사업을 하기로 결단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부사 ‘결단코’도 ‘결단’과 관련된 어휘다. ‘결단코’는
마음먹은 대로 반드시.
- 결단코 그 일을 해내고야 말겠다. (‘아니다’, ‘없다’, ‘못하다’ 따위의 부정어와 함께 쓰여) 어떤 경우에도 절대로.
- 실수는 결단코 없을 겁니다./영감도 결단코 어수룩한 사람은 아니다.(염상섭, 삼대)
‘결딴’은
1. 어떤 일이나 물건 따위가 아주 망가져서 도무지 손을 쓸 수 없게 된 상태.2. 살림이 망하여 거덜 난 상태.
- 이제 집안을 아주 결딴을 내려고 하는군.

이렇게 볼 때 ‘결단’은 ‘결단적’, ‘결단하다’, ‘결단코’의 어휘로 확장되었다. 한자어의 특징이 그대로 나타났다. 하지만 명사 ‘결딴’은 파생되거나 합성된 단어가 없다. 간혹 ‘결딴’에서 ‘결딴코’라는 부사가 파생된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도 보았는데, 우리말에는 ‘결딴코’라는 부사가 없다.

‘결단’과 ‘결딴’의 혼동은 발음이 같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그러다보니 ‘사생결단(死生決斷)’도 발음에 이끌려 ‘사생결딴’이라고 표기하는 경우도 있다. 발음과 표기가 다른 것이 우리의 언어 현상이다. 주의해야 한다.

계속해서, ‘결단코(決斷-)’와 ‘결코(決-)’의 뜻도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 일부 사전에서는 ‘결단코’의 준말이 ‘결코’라고 말하고, 의미와 쓰임이 같다고 보고 있지만, 잘못된 것이다.

앞의 용례에서도 보았듯이, ‘결단코’는 뒤에 부정어(실수는 결단코 없을 겁니다.)와 연결되기도 하고, 긍정적(결단코 그 일을 해내고야 말겠다.)인 내용과 연결되기도 한다. 그러나, 부사 ‘결코’는 ‘결단코’와 마찬가지로 ‘어떤 경우에도, 절대로’의 뜻으로 쓰이지만, 반드시 ‘아니다. 없다. 못하다’ 따위의 부정어와 함께 쓴다.

- 그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었다.
- 무릇 무슨 직업이든지, 직업이 다르다고 사람의 귀천이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조명희, ‘낙동강’)
- 그보다 결코 나을 것 없는 처지이면서도 그의 말에는 아직 신념과 열정이 남아 있었다.(이문열, ‘영웅시대’)
- 그러나 너는 수천만 명의 사람들이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얻는 행복을 결코 부정하지 못할 거야.(서영은, ‘살과 뼈의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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